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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일기

39개월 아이에게 매를 들었다.

by 돌이아빠 2009.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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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7월 5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198일째 되는 날

    39개월 된 용돌이에게 매를 들었다. 아마 용돌이 태어나고 세 번째다.
    그리고 그 매를 통해 실제 훈육을 한건 두 번째이다.

    첫 번째 매를 들었던 이유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때는 조금 과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때 아마 용돌이가 아빠에게 처음으로 엉덩이를 맞은 날이기도 했다.

    그날도 참 많이 울었다. 그러면서 매를 들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용돌이

    이렇게 이쁜 녀석이......



    그런데, 두 번째 매를 들고야 말았다.
    두 번째 매를 들게 된 이유는 바로 용돌이의 좋지 못한 행동 때문이었다.

    자기 기분에 거슬리거나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못하게 하거나, 엄마나 아빠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특히 엄마) 엄마나 아빠를 손이나 가끔은 발로 때리는 행동을 한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런 행동 때문에 나에게도 혼이 많이 났었고(이때까지 매를 들지는 않았었다) 엄마에게도 많이 혼도 나고 벌도 섰다.

    하지만, 이 녀석의 이런 행동이 바뀌지를 않는다. 그예 지난 주말 매를 들고야 말았다.

    상황은 이 녀석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자 엄마를 손으로 때린다. 그것도 자기의 뜻(?)이나 고집이 통할때까지 할 기세다.
    난 용돌이의 손을 붙잡고 강제로 방안으로 데리고 갔다. 손에 잡힌 목재 교구를 가지고...

    거기서 용돌이는 나에게도 손을 이용해서 때린다. 나는 내 손을 이용해서 못하게 이리 저리 막아봤다.
    하지만 막무가내... 울면서도 제 고집을 계속 피우며 손을 놀린다.

    난 그 자리에서 용돌이의 양쪽 팔뚝을 두대씩 때렸다. 이 사실은 아내도 모르리라...
    이 녀석 맞은 다음에는 아팠는지 행동이 조금 바꼈다. 손을 이용해서 아빠를 때리려다 멈추곤 한다.
    그러면서도 계속 울부짖는다. 물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 손버릇을 그대로 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번에 걸쳐 훈육을 했음에도 고쳐지지 않았음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난 후 이 녀석 울면서 엄마한테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잘못했지! 이제 안그럴거지? 라는 아빠의 무서운 물음에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한다. 용돌이의 대답을 듣고서야 아내에게 보내줬다.

    아내는 아내 나름대로 데리고 앉아서 달래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아빠는 용돌이가 미워서 그런게 아니다', '네가 잘못해서 그런거다' 등등 좋은 말로 타이르려 한편으론 달래주고 토닥여 준다.

    이제 울음도 그치고 평상시의 모습으로 점차 돌아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난 용돌이의 앞에 앉게 되었고 용돌이의 멈칫하며 서먹해 하는 행동과 표정을 읽게 되었다. 사실 나도 미안하기도 하고 겸언쩍기도 하고 서먹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자 여느때처럼 "아빠~~~" 라고 부르며 웃으면서 이런 저런 놀이도 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실! 이 녀석이 나에게 매를 맞고도 말을 하지 않고, 엄마에게 가서도 말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솔직히 뜨끔했다. 이 녀석이 충격이 너무 커서 입을 닫아버린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순간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평소대로 돌아왔다.

    이날 밤 다시 용돌이는 자기가 하자는 대로 엄마가 하지 않자 또 짜증을 섞어 고집을 피웠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엄마를 때리는 행동은 많이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어찌해야 할까...

    내가 이날 매를 들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이를 훈육하는 데 있어 세 가지 정도의 잘못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1. 매로 사용된 아이의 교구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다. 예전부터 혹시라도 아이에게 매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꼭 같지는 않겠지만 아이와는 상관 없는 그런 물건(?)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첫번째 매를 들었을 때부터 이건 "사랑의 매" 라고 따로 놓았건만 예전에 용돌이가 집에서 타는 자동차의 문이 고장나서 수리하는 데 사용해 버렸다. 그리고나서 이번에 선택한 매가 아이가 가지고 노는 "교구" 라니....
    아이의 물건을 가지고 아이를 훈육했다. 아이의 매로 사용했다 라는 점은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잘못된 선택과 행동이었다.
    용돌이가 매로 사용했던 그 교구에 대한 거부반을을 보이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2. 처음 매를 들어서 훈육할 때와 다른 신체 부위에 매를 사용

    엉덩이(만만한게 엉덩이는 아니지만서도)가 아닌 다른 신체 부위 - 이번에는 팔뚝이었다 - 에 매질을 했다.
    하고 나서도 솔직히 '아차' 싶었다. 이건 아닌데....아무리 아이의 손이 문제라고 해도 일관성이 있어야 했는데 처음 매를 맞았었던 엉덩이가 아닌 팔뚝을 때리고야 말았다....에효....일관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 부분도 잘못되었다.
    물론 매를 처음부터 들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난 아이를 훈육하는데 매를 드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3. 감정이 실린 대응

    이 또한 잘못된 행동이었다. 감정이 실리게 되면 부작용이 더 클 뿐 아니라 자제력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감정은 되도록 배제한 상태에서 아이가 어떤 잘못을 했고 그 행동이 왜 잘못됐는지를 이야기를 해주고 매를 들었다면 좋았을 것을...후회스러운 부분 중 하나이다.


    다음에 혹시 매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면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더 잘 해야겠다.(근데 뭘 잘해야겠다는건지 써 놓고 보니 좀 이상하긴 하다.)

    용돌아 아빠는 너가 미워서 그런게 아니야 남을 때리는건 더더군다나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정말 나쁜 행동이거든. 그래서 그런거야. 용돌이가 그런 나쁜 행동을 하는 아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거니.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고 사이좋게(?) 잘 지내자꾸나.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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