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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66개월 북한산행 북한산 둘레길 그리고 쌍둥이 전망대
북한산에 다녀왔다. 집에서 정말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얼마만에 다녀온 것인지.
그나마도 용돌이가 산에 가자고 그 중에서도 북한산에 가자고 조르지 않았다면 아마 가지 않았을 것이다.
며칠전에 TV에 북한산이 나왔단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뻤던 것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금요일부터 용돌이는 북한산에 가자고 졸랐다.
북한산 등산로는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 하지만, 용돌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에 북한산 둘레길이 만들어지기 전에 용돌이와 둘이서 북한산엘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예전에 가봤던 배드민턴 장까지 가려고 열심히 올랐는데 이럴수가..길을 잘못 들어선 것인지 가파른 오르막에 힘들고, 거기다 아직 어린 용돌이를 데리고 올라간다는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산에는 가지 말아야지 했었다.
그런데 북한산엘 가자고 너무나 졸라대는 녀석 덕분에(?) 일요일 점심을 먹고 나서 출발.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화 신고 마실 식혜 두캔 들고 집을 나섰다.
사실 이번에도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고, 역시 목적지는 배드민턴 장으로 삼았다. 하지만, 북한산 등산로 초입에서 조금 올라가니 북한산 둘레길 안내판이며 이전보다 북한산 내에 안내판이 잘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다행이다 싶어 이정표를 보며 북한산 둘레길을 걸어보자 싶어 올랐다.
오르는 중에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곳도 많고 새삼 북한산 둘레길이 조성되면서 많이 좋아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가다 도토리를 만났다. 그리고 밤송이도 만나고, 귀여운 다람쥐도 오랫만에 대면을 할 수 있었다. 용돌이는 도토리를 주우며 "관찰"을 할 생각이란다. 이런 말을 하게 된 이유는 "가을 산에 있는 도토리는 다람쥐나 청솔모 같은 동물들이 먹어야 할 식량이니 주워가면 안된다" 라고 했더니 도토리를 갖고 싶었던 용돌이 녀석의 귀여운 대답이었다. "관찰"을 하겠다는데 말릴 수가 없어 오르는 길에 두어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서너개를 주워줬더니 역시나 그 작은 바지 호주머니 속으로 쏙~ 들어간다.
이렇게 올라가다 어디로 갈까 하다, 마침 안내판이 보인다. 눈에 들어온 목적지가 있었으니 "쌍둥이 전망대" 2km 란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곳이기도 하고, 전망대라고 하면 전망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최종 목적지로 "쌍둥이 전망대"를 삼고 다시 북한산 둘레길을 걸어갔다. 사실 둘레길이라고 해서 걷기에 참 좋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힘든 코스였다.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이고(물론 평탄한 길도 있지만) 등산화와 지팡이 정도는 구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빠의 마음을 알았는지, 용돌이는 오르는 내내 지팡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말을 대여섯번은 한것 같다. 아무래도 등산화랑 지팡이 정도는 구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거기다 배낭까지 있으면 더 좋겠고 ㅎㅎ
아무튼 열심히 걸어서 드디어 목적지였던 쌍둥이 전망대에 도착했다.
산 중턱이라고 해야 할지 어느 정도 높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전망이 괜찮은 곳에 양쪽이 똑같은 구조물이 올라가 있었다. 그래서 이름도 "쌍둥이 전망대" 전망대에 올라 주변 경관을 보니 정말 멋지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은 도심이 훤히 보이고, 반대편은 북한산 능선이 한눈에 보인다.
북한산 둘레길 쌍둥이 전망대에서
용돌이 녀석도 멋지다 멋지다 를 연발하며 이쪽 저쪽을 다니며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핸드폰을 달라고 하더니 사진을 찍는다. 그러더니 하는말 "아빠 카메라가 안 좋아서 사진이 너무 안나오네" 란다. 이럴수가..6살 짜리 녀석이 이런 말을 하다니. 그렇다고 무거운 "진짜" 카메라를 가지고 가기도 뭐하고... 그래도 등산화, 지팡이, 그리고 배낭 정도가 구비되면 무거운 "진짜" 카메라도 들고 쌍둥이 전망대를 다시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전망이 참 좋았다.
[용돌이가 직접 찍은] 북한산 둘레길 쌍둥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이제 내려가는 길.. 다시 열심히 걸어서 산을 내려왔다. 집에서 출발하여 다시 집에 도착해 보니 2시간 조금 넘게 걸은 듯 하다. 녀석 언제 이리 컸는지, 물론 중간 중간 다리 아프다고 조금 칭얼거리기는 했지만, 잘 걷는다.
저녁을 먹고, 잠시 TV를 보는 시간, 녀석의 눈이 풀려간다. 급기야 늦은 낮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이렇게 한글날이었던 일요일을 보냈고, 용돌이 덕분에 쌍둥이 전망대, 북한산 둘레길이라는 곳이 괜찮다는 경험도 하게 된 날이었다.
[2011년 10월 9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2024일째 되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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