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고 울기만 하던 시절을 지나 옹알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때 시작한 말이란 용돌이의 경우 "마마", "엄마" 등으로 발전했다.
다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아빠빠빠"를 하다가 불현듯 또 어느 순간 부터 "아빠" 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빠른 속도인지 느린 속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단어를 구사하게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며 몇 개의 단어를 사용해서 의사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43개월인 용돌이가 현재 하는 말은 어른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의 완벽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리고 높임말도 완벽하진 않지만 잘 사용한다. 물론! "~~~~다요" 라고 끝에 요자만 붙이는 경우가 더 많지만 "아빠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아빠 끊어요", "오늘 어린이집 다녀와서 자고 나면 무슨 요일이에요?" 처럼 높임말을 잘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43개월 용돌이는 이외에도 상황에 맞는 말, 자기 자신의 생각 표현 등을 잘 하는 편이다.(물론 전적으로 주관적인 생각이다)
특히나 아프다거나 배가 고프다거나 자기 마음이 어떻다거나 등의 상황에 대해서 명확하게 자기의 마음을 전달하곤 한다.
그래서 아내와 난 4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이의 말이지만 용돌이의 의사표현에 대해 많은 신뢰를 하고 있다.
특히나 어디가 아프다거나, 지금 자신의 상태가 어떻다거나(예를 들면 피곤하다거나 엄마 아빠가 어떻게 해서 지금 기분이 나쁘다거나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거나, 이 사이에 뭐가 끼었다거나 하는 등의)하는 말에는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늘상 그런건 아니다. 용돌이가 훨씬 더 어렸을 때부터 밖에 외출을 했을 때 하는 말이 있다.
"아빠 배아파요" 이 말은 십중팔구 걷기가 싫어서 안아달라는 이야기이다. 그럴때마다 난 "용돌아 정말 배가 아픈거에요? 아니면 아빠한테 안아달라는거에요?" 라고 묻는다. 물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말이다. 그럴 경우 용돌이는 웃으면서 내 다리에 매달리며 "안아주세요~"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꽤나 긍정적이고 어느정도는 자식 자랑에 가까운 말이었다면 이제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용돌이의 거짓말 아닌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이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40개월이 넘어서면서 용돌이는 거짓말을 하게 된 듯 하다.
물론 그 거짓말이라는 게 어른의 기준에서 생각되는 그런 수준은 아니고 정말로 귀여운 거짓말이다.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집에 일이 있어 오랫만에 일찍 퇴근했는데, 이런 저런 집안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 있고 그 사이 용돌이와 나눈 대화이다.

용돌: "아빠, 나 영양제 안 먹었는데" "영양제 하나만 먹으면 안돼요?"
아빠: (원래 하루에 2개씩 먹기로 약속을 했었고, 보통의 경우는 2개를 모두 먹었으리라 생각을 해서) "하루에 두개 먹는건데 오늘 몇 개 먹었어요?"
용돌: "하나 밖에 안 먹었어요~"
아빠: "어 그래요? 정말 하나 밖에 안 먹었어요?"
용돌: "네!"

물론 아마 두개를 먹었으리라 생각도 들었지만 용돌이를 믿고 하나를 더 주었다.
그런데 왠걸, 용돌이 녀석 영양제를 하나 받자 마자 "엄마한테는 이야기 하지 마요~" 란다.
거기서 바로 알게 되었지만 일단은 아내가 나올때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아내가 나와서 영양제를 줬다고 눈짓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나서 용돌이에게 다짐을 받는다. "용돌이 2개 먹었는데 거짓말 해서 더 먹었으니 내일은 없는거야!" 라고.
용돌이 순순히 대답하지는 않는다. 재차 다짐을 받자 마지못해 대답한다.

용돌이


이런 사례들을 볼때 43개월 정도의 아이의 말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그리고 얼마나 신뢰를 해야 할지를 생각해 봤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100% 신뢰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예상을 하겠지만 역시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상황에 따라 다를 수는 없는 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사랑을 바탕으로 한 관심, 관찰, 이해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간다면 기록.

즉, 아이를 키워오면서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그리고 그 상황을 이해하면서 부모로서도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으리라.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이해하고 관찰하고 관삼을 갖는다면 아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그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결론 앞에 난 아빠로서 많이 부족하다는 반성을 다시금 해봤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뽀글
2009.10.28 15:37
너무 귀엽네요..저희아가도 얼릉 커서 이런걱정같이 해보고싶어요,, 글도 너무 잘읽었습니다..

돌이아빠
2009.10.28 22:38 신고
뽀글님 감사합니다^^!
*저녁노을*
2009.10.28 18:26 신고
ㅎㅎ그래도 너무 순수하잖아요.
귀엽습니다.

돌이아빠
2009.10.28 22:38 신고
네 뭐 그렇긴 한데 ㅎㅎ
candyboy
2009.10.28 18:31 신고
어려운 일입니다.
아빠가 믿어준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고,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하지요.
저 같은 경우, 아이가 거짓말을 한것을 확인하면 어떤 형태로든 체벌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를 들기도 하고, 벌을 주기도 하고, 돌아아빠님처럼 다음의 기회를 빼앗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하지요. ^^

돌이아빠
2009.10.28 22:39 신고
네 CandyBoy님 말씀처럼 두가지 모두 중요하지요. 흐. 근데 역시 육아는 참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에횽
까칠이
2009.10.28 19:10 신고
참 어려운 일이군요.. 앞으로 동하도 어찌해야 할지 많이 배우고 갑니다~ :)

돌이아빠
2009.10.28 22:39 신고
아이쿠 까칠이님 잘 하고 계시잖아요~ 동하도 잘 크고^^!
들판
2009.10.28 19:39
여보는 늘 맥락을 빠뜨리고 그러더라
엄마가 영양제먹는 똘이를 발견해서 사실확인 및 삼자대면 하였고
거짓말의 대가로 다음날치 영양제를 금지하였으며
그리고 그 다음날 영양제를 달라고 하였을때 전날을 확인시켰다
똘이는 울먹하였으나 인정하였다
그리고 오늘아침 두개를 먹었다
끝.

돌이아빠
2009.10.28 22:39 신고
하하핫 ㅡ.ㅡ;;;;
보충시켜줘서 땡큐. 머리가 너무 나쁜가봐 >.<
지나가다
2009.10.28 20:19
곁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아이들 눈치가 보통 빠른 게 아닙니다.
아동 학대 상담을 할 때, 어떤 형태의 유도 질문도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아이들이 '어른이 듣고 싶어'할 만한 대답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영양제를 하나 먹으면 안 되냐고 물었을 때,
"하루에 두 개 먹는 건데" 오늘 몇 개 먹었냐고 되물어진다면,
"하나밖에 먹지 않았다"라는 대답을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그리고, 거짓말을 했으므로 "내일은 없다" 라고 단순한 판결만 내리는 것보다는
정직하게 말하지 않아 아빠가 용돌이를 믿는 마음에 상처가 생겼다,
자꾸 상처가 나다보면 용돌이가 하는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빠는 굉장히 슬플 거다,
라고,
단순히 니가 거짓말을 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아빠가 널 못 믿게 되는 게 슬픈 거라고
말씀을 해주시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이랬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를 믿는다,
너를 믿지만 '확인은 해 봐야겠다' 라는 건 믿는 게 아니죠.
설령 아이가 엄마한테 확인해보라고 하더라도
"아빠는 용돌이가 아빠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확인할 필요 없어." 라고 하신다면
아이와 아빠 사이의 믿음을 더 확고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의심이 간다면 "미안해. 아빠가 확인을 해 봐야겠어" 라고 솔직하게 말씀하셔야지
앞에서는 '확인 안 해'라고 하시고 뒤에서 확인을 하시면
오히려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믿는다고 하셨다면 철저히 믿어주세요.
아니라면,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아이의 말이 사실이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해주세요.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면, 무엇이 아빠를 슬프게 했는지 설명해주세요.
아이가 무엇을 잘못 했는지 알고 잘못을 빌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이들은 너무나 빨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믿는다는 것을 진심을 다해 보여주지 못 한다면
아이들도 그 "믿음"에 반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긴 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아 죄송합니다.

돌이아빠
2009.10.28 22:40 신고
좋은 말씀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마음에 새기고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들판
2009.10.29 11:55
너무 감사한 답글이네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기도 하고
부모도 서툴어서 잘 안되는거 같아요
노력해보겠습니다~
백마탄 초인™
2009.10.29 00:45 신고
고녀석,,,^ ^
머리가 굵어지고 있는듯,,,하하;;

돌이아빠
2009.11.06 22:55 신고
하하하 그런가요? ㅋㅋㅋ
무진군
2009.10.29 01:11 신고
티나는 최신 직찍...이군요.!!!
ㅎㅎㅎㅎ 잘나오는거 같아 다행입니다..
위에 지나가다님 글 좋네요..+_+ 지나가다님은 대부분 악플러로 생각했는데..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돌이아빠
2009.11.06 22:56 신고
헤헷 네~~~ 사진 찍을때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 블로그에 들르시는 지나가다님들은 참 좋은 분들인것 같아요. 지금까지 보면 좋은 말씀들을 참 많이해주시거든요 ㅎㅎ
파아란기쁨
2009.10.29 10:13
43개월이면 울나라 나이로 5살인가요?
저희 아이들도 5살때쯤해서 거짓말(?) 정말 많이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그 기간이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거짓말 하는 습관 없어지더라구요.^^
대략 5살때가 그랬던것 같아요...^^
용돌군 예쁘게 잘 키우세요.^^

돌이아빠
2009.11.06 22:56 신고
4살입니다. 3월생이라.^^

오호 일종의 통과의례인건가요? 흐. 예쁘게 잘 키우겠습니다!
들판
2009.10.29 11:56
그나저나 여보 저기 똘이 뒤로 보이는 자석가베와 장난감 산은 대체 뭡니까 ㅋㅋ

돌이아빠
2009.11.06 22:56 신고
크하하하하하하
감은빛
2009.10.29 15:09
저도 아이가 하는 말들을 곧이곧대로 믿어서 가끔 작은 사건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이야기를 워낙 잘 지어내서 실제있었던 일처럼 말을 하곤 합니다. 저번에 일터 동료들에게 자기가 다쳤던 이야기를 열심히 떠들어대더군요. 물론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만,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다 그 말을 믿게 되더군요. 참 황당했습니다!

그나저나 돌이아빠님 블로그를 보고 들판님이 보충하는 모습이 참 재밌네요!

돌이아빠
2009.11.06 23:00 신고
헛 그정도 수준인가요? 움...현실과 환상 혹은 꿈을 서로 구분하지 못하는 시기라고도 하더군요. 그래서 거짓말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어 이런 일들이 있을 듯 합니다. 허허 참 난감하셨겠어요.

음..들판님은 용돌이 이야기 블로그의 열혈 구독자이시랍니다 ㅎㅎㅎ
젼이
2009.11.24 10:03 신고
저희 지수는 요새 꾸미바이트 사랑에 푹 빠져 있답니다. ㅋ
아직 거짓말은 안해요.. 다만, '1개만 먹어야해' 하고 주면 얼른 손 모양을 V로 만들어 '2개만' 하고 징징 댑니다. ㅋㅋㅋ 다행이.. 더 이상 달라고는 안하지만 아쉬움이 남아 꾸미 바이트 통을 한참을 안고 다니지요.

돌이아빠
2009.11.24 10:27 신고
하하하 한개만! 한개만~ 이러다가 손가락을 두개 펴며 두개! 라고 한답니다 ㅎㅎㅎ
가인맘
2009.11.25 10:50
저희 아이도 42개월입니다..
40개월이 넘어서니... 살짝씩 머리를 굴린다는게 보이더군요.
근데 부모님이 실수를 하셔서는 안될것이~!
5살 아이는 자신의 소망과 바램이 현실과 헷갈릴때가 있다고 하네요~!
거짓말을 하려고 작정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진실로 원하는게 있을땐 마치 그것을 한것마냥 얘기 할때가 있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나도 어제 동물원 갔는데, 코끼리가 있었어~!" 이건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를 한번 보고 싶다는 얘기 입니다.
"엄마 나 어릴때 비행기 타 봤지? 근데 OO가 나보고 비행기 안 타봤대~!" 이건 비행기를 한번 타 보고 싶다는 얘기지요~!
ㅋㅋㅋ 아이들은 순수합니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도덕보다는 하나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그를 감춰버리는거죠.. 그럴땐 우리 아기 사탕을 2개 먹었는데 하나가 더 먹고 싶구나? 엄마 생각엔 하루에 2개만 먹는게 맞는거 같은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사탕을 여러개 먹으면 나중에 밥을 많이 먹지 못할까바 걱정이 되는데.... 라고 얘기 한다면,,,, 아이는 아마도..."엄마 그럼 내일은 하나만 먹을께요"라고 얘기 할지도 모릅니다....
아이를 키우는건 정말 어렵지요? ㅋㅋ
어느 순간 아이가 엄마 머리 꼭대기에 서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돌이아빠
2009.11.25 16:38 신고
하하하 맞는 말씀이세요.
요근래 가끔보면 엄마 머리 꼭대기에 있는것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현실과 꿈이나 환상을 구분 못하는 경우가 분명 있어요. 그래서 거짓말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잘 구분해줘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