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장 일기

사랑하는 우리 용현이에게 보내는 아빠의 편지.

by 돌이아빠 2008. 12. 19.

Contents

    Share this article on your SNS

    용현아 오늘로 네가 세상의 빛을 본지 벌써 1,0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구나.

    네가 엄마 뱃속에 싹을 틔웠다는 걸 알았을때 얼마나 기쁘고 흥분이 되었는지 너는 모를것이다. 특히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이후에 걱정이 많았었는데 고맙게도 너의 존재를 알려줘서 정말이지 기뻤단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걱정과 함께 뭔가가 내 어깨위에 무언가 지긋이 내려 앉는 그런 느낌도 받았음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아직도 흥분된 마음으로 들떠서 테스터기를 사와서 결과를 기다렸던 그때의 느낌이 마음속 한켠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 벌써 천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니..

    네 엄마가 입덧할때 참 안스럽고, 뭘좀 먹어야 하는데 먹지를 못해 참 안타까웠단다. 그리고 정말 미안했지. 먹고 싶은것 제대로 사주지도 못하고 참 어찌보면 무심하고 나쁜 아빠야.

    병원에서 너의 콩만한 모습을 처음봤을 때 참 신기했었지. 그리고 얼마 후 너의 작고 부드러운 심장 소리를 들었을때 그때의 기분이란. 뭐라고 해야 하나 정말 생명이란 신비롭고 이렇게 태어나는구나 싶어 정말 신기하고도 기뻤단다. 네가 엄마 안에 있는 보금자리에서 잘 자라고 있어줘서..

    그리 10여개월이 흐르고 2006년 3월 24일 밤. 엄마가 진통이 심하다고 이야기를 했지, 하지만 무심한 아빠는 "진통 간격이 일정치 않은데. 아직은 아니것 같아" 하고 다시 꿈나라고 가버렸지 그러기를 몇번. 어느 순간 너의 엄마가 나를 깨웠단다. 이미 너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다 한 상태로. 그날이 바로 오늘로부터 천일전 2006년 3월 25일 새벽 4시경. 순간 머리가 꽝하고 눈이 번쩍하면서 허둥지둥 준비하고 병원으로 향했었지. 바로 너를 맞이하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흥분되어 들뜨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기쁜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해서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분만실로 들어갔단다. 네 엄마의 고통스러움이 아빠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분만실에 들어간지 4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55분 3.5kg의 건강한 몸으로 드디어 빛을 보았단다. 탯줄을 자르던 아빠의 손은 흥분으로 조금씩 떨리고 있었지. "사각, 사각..." 그때의 그 느낌.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거란다.

    그렇게 큰 병 없이 엄마의 젖을 먹고 잘 자라서 100일이 지나고 첫돌도 무사히 잘 보내고, 그 사이 목도 가누고 뒤집기, 배밀이, 그리고 가장 엉뚱했떤 용돌이식 기는것도 아니요 걸어가는 것도 아닌 앉아서 이동하기 신공으로 엄마 아빠를 많이 웃게 만들어줬던 용현아.

    용돌이이야기

    이렇게 작고 예쁜 손이~

    용돌이이야기

    엄마가 손수 만든 손싸개와 배넷저고리

    용돌이이야기

    엄마아빠가 처음으로 산 너의 선물^^

    주중이면 항상 네가 잠이 들고 난 후에야 들어가는 아빠, 잠에서 깨기전에 출근해 버리는 아빠. 그래도 용케 잊지 않고 "아빠" 라고 불러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단다. 사실 네가 처음 "아빠"라고 불렀을 때 뭐라고 해야 하나 전기에 감전된것처럼 찌릿찌릿함을 느꼈단다. 근데! 왜 그 이후로 얼마동안 아빠라고 불러주지 않은거니? 아빠가 말은 안했지만 많이 속상했어. 그리고 네가 엄마라고 부를때마다 어찌나 부럽고 질투가 나던지. 후훗.

    첫돌이 지나고 두돌이 지나기 전에 어린이집에 가게된 너. 아빠는 내심 걱정도 많이 됐고,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과 후회도 많이 했단다. 그래도 시간은 조금 많이 걸렸지만(덕분에 네 엄마가 고생 많이 했단다 이 녀석아 나중에 엄마한테 효도 많이해야 해!) 그래도 잘 적응해줘서 벌써 어린이집 생활도 1년이 되어 가는구나. 이제 누구보다 씩씩하게 어린이집에 잘 적응해서 잘 놀아주는 용현아. 정말 고맙다.

    걷기도 잘하고, 점프도 잘하고, 장난감도 잘 가지고 놀고, 투정도 잘 부리고 고집도 센 용현아. 이제 투정과 고집 조금만 줄여주면 어떨까?

    아니 아빠가 너무 욕심을 부린걸까? 아빠부터 좀더 잘하라고? 그래. 아빠가 좀더 잘 할께. 그러니 너도 조금만 양보해 주렴.^^

    엄마 아빠에게 항상 사랑과 행복과 웃음과 걱정을 안겨주는 용현아. 벌써 천일이 되었어. 지금까지도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단다.

    초보 아빠, 초보 엄마의 아이로 태어나 너도 지금까지 고생 많았지? 근데 너도 초보 아기(?)라 엄마 아빠가 고생이 많았어. 우리 앞으로도 행복하게 더 아름답게 더 밝게 살아가자꾸나.

    용현아. 정말 고맙단다~ 너로 인해 아빠는 한층 성숙해졌단다.

    이제 2008년도 어느덧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네? 용현이도 아빠도 그리고 엄마도 한살을 더 먹게 되는구나. 아니! 우리의 사랑이 그만큼 더 커지는거구나~


    용현아, 마지막으로 아빠가 한가지만 너에게 부탁할께!~ 제발! 밥좀 잘 먹자!!!!! 그리고 전에 썼었지만, 이 편지를 통해 다시금 다짐해 본단다.

    2008/10/10 - [육아 일기] - 아이가 세상과 만나는 창구는 아빠라는 글을 통해서 했던 이 아빠의 다짐을...

    사랑한다. 용현아. 사랑해요 여보~


    2008년 12월 19일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