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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2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034일째 되는날

용돌이

예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쪽으로 엄마, 아빠의 행동은 변해가기도 한다.
하루 이틀쯤 날짜가 지난 요구르트를 먹는것. 그것도 그 중 한가지이다.

아빠는 아침에 요구르트 하나를 마시고 출근을 한다.
오늘 아침 똘이아빠는, 여느때처럼 요구르트를 마시려다 문득 하루가 지난 똘이의 "gut 구트" 를 발견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것을 본인이 먹고 빈병을 싱크대 선반위에 올려놓고 출근을 했다.
(일주일에 한번 장을 보는지라 유통기한을 넉넉히 잡아 구입하곤 했는데 불가피하게 이번주엔 날짜가 촉박한것을 가져왔었나보다. 요구르트 구입은 아빠담당이라 엄마는 그 사실을 미쳐 몰랐구 아빠는 바빠서 까먹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이 어떤날인가.(2009/01/21 - [사는이야기] - 34개월 아이는 토하고 남편이라는 작자는 성질내고)
바로, 어제 똘이는 배탈이 나서 하루종일 열숟갈도 안먹었었고
찬 음료와 그 좋아하는 유제품이 금지였었다.
아침에, 요구르트를 먹고 싶다고 우는 녀석을 달랬던 것도 바로 아빠였는데...
똘이가 그걸 놓칠 리가 없었다.
"저거 누가 먹은 거예요?"
엄마가 발견하기 전에 똘이의 눈에 띄인 아빠가 먹은 요구르트병...
뭐라고 둘러대야 하지? 라고 순간 갈등했었다 엄마는... 순발력 없음을 한탄도 했다
그러다가 어쩔수 없이 아빠맴매 모드로 들어갔다.
몸도 안좋은데, 어린이집도 가야하는데 혼내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똘이몫을 건드리면 절대 안된다.
이 전제하에 똘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빠의 잘못을 지적해주고 혼내주마 약속을 했다 ㅎㅎ
근데 녀석 어제오늘 먹고 싶은걸 꽤 참았던지라 쉽게 울음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현장에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아빠에게 전화를 걸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똘이는 더욱 서럽게 울었고 아빠에게 다짐을 받고 조금 있다가 울음을 그쳤다.

하루 지난 요구르트를 먹고
똘이한테 잘못했다고 사과도 한 남편...
아마도, 똘이가 태어나기 전이였었다면, 날짜 지난걸 왜 먹었냐고 나한테 잔소리 들었었겠지만
지금은 참 엉뚱하게도 아이걸 뺏어먹은 아빠가 되어버렸다.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아마도 엄마, 아빠 노릇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참 비일비재하다는 걸 어느 순간부터 느꼈기때문이 아닐까....

+ 용돌이 엄마의 글입니다.



이날 아침 지난밤 놀라고 잠을 잘 못자서인지 조금 늦잠을 잤다.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7시 50분 정도? 부랴부랴 씻고 옷을 찾아 입고 있는데 용돌이 녀석 언제 일어났는지 작은방으로 나를 찾아 왔다. 그리고는 뭐라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 중얼. 잘 못알아 들어서 귀를 용돌이 얼굴에 가까이 가져가서 대화를 시도했다.
"용돌이 일어났어요? 근데 용돌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아빠가 못알아 들었네?" 라고 하자, 용돌이 녀석 아주 작은 소리로 "뽀뽀" 라고 한다 그 작은 손가락으로 자기의 볼을 가르키며..
그제야 알아들은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양쪽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그리고나서 옷을 차려 입고 아직 잠이 덜깬 녀석을 번쩍 안아서 안방으로 데려가 다시 재우기를 시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다시 잠들지 않는 녀석을 내려 놓았고, 그 사이 일어나 있던 아내와 함께 거실로 나왔다.

평소대로 출근전에 요구르트를 하나 먹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불현듯! "용돌이 녀석 유제품 먹으면 안되지! 찬거 먹으면 안되지!" 라는 기억이 떠올랐다. 조심스레 요구르트를 살펴보다가 지난주 날짜가 조금은 촉박한 요구르트를 샀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요구르트중 하나가 날짜가 하루 지나 있었고 혹여라도 그걸 용돌이나 아내가 나중에 모르고 먹을 수도 있겠다 싶어 낼름 집어들었다. 아마 용돌이 태어나기 전이었다면 아마 버렸을 요구르트..지금은 아깝기도 하고, 혹여라도 아내나 용돌이가 먹어서 탈 날수도 잇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면서 아 나도 아빠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집어든 요구르트 용돌이 눈에 띄지 않도록 숨겨서 작은 방으로 가져가 얼른 먹고 다시 숨긴채로 싱크대로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는 빠이빠이를 하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버스에 올라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게 아닌가 싶어 얼른 받아들었더니.

"아빠가 용돌이꺼 먹었어요? 용돌이거 먹으면 안되지요. 이젠 안먹을거지요?" 라는 아내의 목소리가 핸드폰을 따라 들려왔다.
그리고 아내의 목소리 넘어 용돌이의 우는 소리가 들린다. 대충 상황이 짐작이 가는 터라 웃음이 나오는걸 겨우 참았다.
나중에 내가 싱크대 위에 요구르트 병을 그냥 두고 온걸 용돌이가 발견해서 그리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ㅎㅎㅎ
조심한다고 했는데, 혼났다. 그것도 내 아이에게.

일전에는 껌 달라는데 사탕 줬다고 한방 먹이더니(2009/01/20 - [육아 일기] - 내가 껌이라고 그랬잖아!?!) 오늘은 요구르트 빈병 때문에 혼났다.

그래도 행복하다^^! 용돌이가 그래도 많이 좋아졌고, 이런게 사는 맛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용돌아!!! 이제 아빠가 용돌이거 안먹을게~~~~ 용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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