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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일기

43개월 - 37.8도 신종플루 아닐까? 긴박했던 주말

by 돌이아빠 2009. 11. 24.

Contents

    2009년 11월 20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336일째 되는 날

    열이 37.8도 신종플루 아닐까? 긴박했던 지난 주말 이야기

    지난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고향에서 시제가 있어 저는 고향집에 내려가기 전에 아내와 용돌이 얼굴보고 저녁이라도 함께 먹기 위해 이른 귀가를 하였습니다. 오랫만에 주중에 함께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나서 재활용 분리수거를 한 다음 이제 출발을 해야겠다 싶어 출발 준비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전부터 열이 오르락 내리락 했던(그런데 컨디션도 좋고 어린이집에서도 잘 놀았던) 용돌이 녀석 전자식 귀체온계로 체온을 재보니 37.8도가 나옵니다. 이런! 이런이집에서도 37.6도 정도에 콧물이 좀 많이 나왔다고 해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열이 37.8도라니!

    아내와 난 바로 옷을 후다닥 입고, 용돌이 단단히 옷을 입힌 후 근처에 있는 거점 병원 응급실로(저녁 8시가 넘은 때라) 향했습니다.
    (날도 궂은데다 비까지 내리더군요 >.< 기분도 덩달아 우울해지고)
    '설마 아닐거야, 괜찮을거야' 라고 내 자신을 달래며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접수처에 접수를 했습니다.

    용돌이

    중무장을 하고 다니는 용돌이.



    응급실 간호사에게 가져다 주니 아이를 데리고 오라는 겁니다. 그래서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내와 용돌이를 부리나케 뛰어가 불러왔습니다.
    마스크까지 튼튼하게 준비한 우리 가족. 간호사가 용돌이에게 오더니 겉옷을 좀 벗기리가 합니다. 체온을 재기 위해서요.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은 체온계를 가져오더니 용돌이의 겨드랑이에 넣어 줍니다. 그리곤 잘 붙잡고 있으라고 한마디 하고는 자기 일보러 가더군요.
    아마 용돌이 녀석 수은체온계를 자신의 겨드랑이에 넣어서 체온을 측정한게 처음이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조금 낯설어하더군요.
    그 사이 간호사가 오더니 수은체온계를 빼가곤 왠일인지 다시금 다른 수은체온계를 가져와선 용돌이의 겨드랑이에 끼워 줍니다.
    정신이 없어서 따로 물어보진 못하고 그냥 짐작으로 '용돌이가 잘못 단도리 하고 있어서 측정이 잘못됐나 보다'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간 흐른 후 간호사가 와서 수은체온계를 뺍니다. 종이에 적힌 체온을 보니 36.9도.
    집에서 전자식 귀체온계로 쟀을 때는 37.8도, 병원에서 수은체온계로 다시 재니 36.9도. 조금 혼란스럽더군요.

    드디어 용돌이의 진찰 차례가 왔습니다. 담당 과장인듯 한 의사가 청진기로 진찰을 시작합니다. 배, 등 진찰을 하고, 손으로 가슴 등을 만져보고 차트를 보더니 "이정도면 열이 없는거다. 괜찮다" 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집에서 귀체온계로 쟀더니 37.8도가 나왔다. 근데 여기서 재니 36.9도인데 어떻게 되는거냐? 라고 하니 의사는 "집에 있는 전자식 귀체온계는 오차가 있다. 병원에서 수은체온계로 측정한 체온이 맞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의사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용돌이의 몸을 만져보더니 열이 그래도 조금은 있는것 같네 라고 혼잣말을 합니다.

    귀체온계

    보통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자식 귀체온계

    수은체온계

    옛날부터 사용했었던 수은 체온계



    아무튼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역시 체온계가 필수품이네요. 다만 수은체온계의 경우 정확도는 있을지 몰라도 보관이불편하고(위험하기도 하죠) 겨드랑이 같은 곳에 끼워 둔 채로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도 않기 때문에 역시 전자식 귀체온계가 더 낫지싶습니다.


    그말에 다시금 우리는 걱정이 되어 수은체온계와 전자식 귀체온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의사는 다시 아까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며 괜찮다라고 이야기하며 신종플루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신종플루로 의심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열"이다. 지금 용돌이는 열이 없으니 신종플루가 아닐 것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아내는 "뉴스에서 열이 없어도 신종 플루 걸릴 수 있는 것이라고 들었다. 근데 그게 아닌거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의사는 "그렇다. 신종플루를 의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증거는 "열" 이다" 라고 재차 이야기를 하더군요.

    결국 용돌이는 열이 없는 상태이니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이고, 그러니 그냥 집에 가는 일만 남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의사에게 그럼 귀 체온계는 믿을 수 없는거냐 라고 했더니 의사는 "수은 체온계를 가지고 겨드랑이에 넣어서 측정해 봐라 그게 가장 정확하다. 집에 있는 전자식 귀체온계는 단순히 열이 있다 없다 라는 것만 판단하는 것이고 실제 숫자로 나오는 열은 수은 체온계로 측정하는 것이 맞다. 그러니 수은 체온계를 하나 집에 준비해 둬라" 라고.

    이렇게 의사와의 진찰&면담은 끝이 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두 곳의 약국을 들러 수은 체온계 구입을 시도해 봤습니다.
    하지만 두곳다 수은 체온계는 없다고 하더군요. 두번째 들렀던 약국에서는 신종플루 때문에 수은 체온계가 동이 났다 라고 하며 아마 구하기 힘들거다 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수은 체온계는 구하지 못했습니다.

    용돌이이야기

    응급실 다녀온 후 집에서 사진 찍는 녀석.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께 사정 말씀을 드리고 결국 시제는 못가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다시 열을 재보니 37.6도가 나오더군요. 이걸 버려? 하다가 그래도 이게 어딘데 하며 내일 병원에 가볼 생각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용돌이이야기

    응급실 다녀오느라 피곤했을까요?

    용돌이이야기

    그래도 미소를 보여주니 고맙네요.



    다음날인 토요일. 아내는 일을 하러 나가고, 저는 용돌이 손을 잡고 동네 늘 가던 소아과로 향했습니다.
    소아과에서는 수은 체온계가 아닌 집에서 사용하는 귀 체온계(동일 모델인지는 모르겠으나 동일 회사 제품은 맞습니다.)를 이용해서 체온을 쟀습니다. 그랬더니 37.7도 정도가 나왔구요. 이 상태에서 의사와 진찰을 하게 되었는데 일단 간단히 이런 저런 감기 등에 대한 검사를 합니다. 그리곤 저에게 묻습니다. "열이 이정도면 신종플루 검사를 해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라고. 그래서 전 "약식 검사는 50% 정도의 확률밖에 안되는거 아니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의사는 "아니다 이 검사로도 7, 80% 정도는 정확하다. 정식 검사(용어가 맞는지는 모르겠네요)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리고 90% 정도의 정확성을 갖고 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전 어쩔 수 없이(부모는 약자입니다. 이럴 경우 검사 안하겠다고 할 수 있는 부모는 아마 없을 겁니다.) 검사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사실 약식 검사에 대해서는 사전 지식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코 점막에서 체액을 묻힌 다음 뭔가 반응을 살피는 간단한 검사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게 실제로 보니 긴 면봉 비슷한 것을 코 깊숙히 정말 깊숙히 넣어서 피를 묻혀서 빼더군요. 용돌이 녀석 처음 당한 상황이고 제가 봐도 많이 아팠을 것 같은데 두말하면 잔소리 몸부림 치며 웁니다. 다행히 제가 꽉 붙잡고 있어서 한번에 면봉 비슷한 것을 뽑아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하더군요.

    두둥. 검사실에서 나온 용돌이 언제 울었냐는 듯이 병원 TV에서 나오는 만화영화에 정신이 팔립니다. 그 사이 전 노심초사 두근반 세근반 입니다.
    드디어 용돌이 이름을 부르는 의사.(이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다행히 결과는? 이상 없음.
    결국 간단한 감기 처방만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다시 열을 재니 37.2도. 약은 받아 왔지만, 편도에 염증이 생기거나 귀에 염증이 생긴 것이 아니기에(아니라고 판단 했기에) 약을 먹이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다시 열을 재보니 37.9도. 이럴수가 아내와 전 감기약을 먹이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열이 나는건 분명한 상태였고, 다시금 응급실(토요일인데다가 저녁 시간이었으므로 응급실 밖에 갈데가 없었답니다.) 가기에는 조금 그랬었고, 과거 경험으로도 약을 먹이면 어느정도 열이 내려갔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결정을 하는데는 아내가 주도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평상시 용돌이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는 관계로 용돌이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전 아내를 100% 신뢰를 합니다.) 열을 먹이니 다행히 열이 어느 정도 내리더군요.

    이렇게 저희에 주말은 지나갔고, 일요일 저녁때도 다시 열이 올라 약을 먹였더니 다시 열이 떨어졌습니다.

    정말 다급했던 금요일 밤 ~ 일요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나저나 12월 14일에 신종플루 백신 예방접종 예약을 잡아 뒀는데 부작용 기사가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어떻게 해야 할런지...

    부디 건강하게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할텐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역시 부모의 현명한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를 생명을 키워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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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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