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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김두식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
위드블로그에서 우수 도서 리뷰 블로거를 대상으로 진행한 별도 캠페인이었다.
그동안 꾸준히 위드블로그의 도서 리뷰 캠페인에 참여를 해왔는데 그에 대해 위드블로그에서 고맙게도 선정을 해 주신듯 하다.
불멸의 신성가족 이라는 책에 대한 가제본을 먼저 받았으나 죄송하지만 가제본은 읽어보질 못했다. 가제본 자체가 신기하기는 했지만 가지고 다니면서 버스나 전철에서 주로 독서를 하는 나에게는 많이 불편한 것 또한 사실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법' 이라는 김두식 교수의 책은 나에게 그동안 전혀 알지도 못했고, 알 기회도 없었으며, 나와는 전혀 상관 없다라고 생각해왔던 우리나라 사법 - 법원, 검찰 - 에 대한 다른 시각과 생각을 갖게해 준 고마운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우리나라의 법조계의 현실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소위 법 없이도 살사람이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말은 법 앞에서면 아무말도 할 수 없는 사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 버리는 현실이다. 사법고시라는 엄청난 경쟁률의 국가 시험을 통과하고, 사법연수원(맞나?)에서의 또다른 평가를 통해 어떤 이는 판사로 어떤 이는 검사로 또 어떤이는 변호사의 길로 나서게 된다. 그러면서 판사들의 세계 그리고 검사들의 세계의 일원이 되어가고 그 안에서 그네들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판사 만들기", "검사 만들기" 과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신성가족이라는 신성불가침한 일원이 되어 가는 것이다.
이 책은 일종의 연구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판사, 검사, 변호사, 법원 일반직 공무원, 경찰, 변호사 사무실 직원, 신문기자, 교수, 철학자, 시민단체 간사, 결혼소개업자, 비정규직 노동운동가, 각종 소송 경험자 등 모두 스물 세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법 현실을 재조명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구술 기록을 바탕으로 이를 분석 정리함으로써 사법이라는 미지의 세상을 탐구하여 정리한 책이다.
사법이라는 영역 내에서 그들은 신성가족의 일원이 됨과 동시에 신성가족으로 만들어지고 길들여진다. 그들의 세상은 '관계' 를 중시하고 이 '관계'를 통해 이 세상과의 벽을 만들어 나간다. 그들이 신성가족의 일원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자.
사법고시 준비
그들만의 새로운 언어를 배워나가는 정말 재미 없는 자신만의 욕망(사법시험 합격)을 위해 자신을 채찍질 해가며 신성가족들이 사용하는 그들만의 "새 언어(법학서적들의 내용 등)"를 익혀나가면서 자신의 인간성 자신의 개성을 파괴해 나간다. 철학자 변상환 교수는 사법시험을 인간성에 대한 '조직적인 파괴의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연수원 생활
연수원의 성적이 거의 그들의 진로를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하며 이에 따라 사법시험 통과를 위한 경쟁보다 훨씬 심한 경쟁을 해야 하고 여기서 결정된 서열은 거의 변경되지 않는 관료화된 조직원으로 성장(?)해 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 대부분의 연수원 합격자들은 결혼이라는 정략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신성가족의 일원으로 한걸음 더 내딛게 된다.
도제식 교육
판검사들은 초임 시절에 도제식 교육을 받는다. 검사들은 선배 검사 한명이 비공식적으로 초임 검사를 '지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그들만의 리그에 편입해갈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검사는 독립적인 공간을 할당 받음으로써 직접적이 아닌 간접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법원의 경우는 훨씬 강력한 도제식 교육시스템을 비공식적으로 운용한다.
초임판사들은 배치되는 합의부의 부장판사가 지도하게 되고, 이 부장판사는 초임판사가 작성한 판결문에 대한 '빨간펜 선생' 역할을 한다. 즉, 초임 판사가 판결문을 작성하면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고쳐주게 된다. 또한 이러한 '선생' 부장판사와 초임판사는 같은 방을 쓰므로 그 관계는 대학원의 연구실 - 교수와 대학원생이 한방을 사용하는 - 과 같은 분위기가 된다. 즉, 초임 판사의 '빨간펜 선생'인 부장판사는 단순한 상급자가 아닌 스승, 혹은 부모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그 관계는 끝까지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관계가 바로 거절할 수 없는 관계 - 청탁 등 - 를 형성하게 되고, 그 관계는 평생토록 신성가족 내에서의 상하 관계가 되는 것이다.
원만함과 권위주의
앞서 말한 상하 관계를 통해서 법원 내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있게 되고, 이러한 속에서 "출세"를 위해서는 "스승"을 거스리지 않고 가족의 결정 사항에 군소리 없이 따르는 "원만함"이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리고 "신성가족"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하는 관료적인 "권위주의"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몸에 입력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법관들은 출세가 힘들어지거나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으면 "변호사"라는 이름으로 갈아타게 된다. 하지만 이 변호사들은 "전관" 변호사이다. 즉, 보이지 않는 그 관계 속에서 일정 부분의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신성가족"의 일원인 것이다.
저자는 사법의 문제를 바로 이러한 관계들 속에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이라고 직시한다. 그렇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관계가 없어지지 않는 한 사법은 늘 불신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일반 시민들과는 거리가 먼 그런 곳일 뿐이다.
전관 변호사들은 법원은 높은 곳에서 느긋하게 있으면 삼성 등 대기업으로, 큰 로펌으로 얼굴 마담으로 로비스트(말이 좋아 로비스트지 앞서 이야기한 관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압력을 가해서 원만하게 무마하는 그런 역할)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을 받고 이동하며 신성가족으로서의 힘을 과시한다. 그렇다 그들은 신성가족의 일원이 되는 순간 관료주의에 그리고 기득권에 기생해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의 아픔이 오버랩되었다.
다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MB정권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옥죄기 위해 그리고 그를 부정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그리고 정말 조직적인 검찰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 검찰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꼴통 찌라시들과 손(?)을 잡고 노무현 죽이기를 감행한다.
노건평씨(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버지처럼 따르던 친형님이다)를 구속하고 아들 노건호씨를 소환하고 영부인이셨던 권양숙 여사를 소환하기에 이른다. 또한 이 과정에서 노련하게, 아니 늘 그네들이 써먹었던 수법대로 언론에 한가지 한가지 내용들을 언론에 흘리게 되고, 조중동 꼴통 찌라시들은 이를 침소봉대 그리고 확대 재생산하여 정말 자극적인 쓰레기가십을 대서특필해 나가며 인간 노무현을 옥죈다.
딸 노정연씨의 미국 호화 아파트 - 사실은 호화도 아닐뿐더러 정말 보통의 아파트였다.[관련글: 노정연씨가 계약한 아파트는 '호화'가 아니었다, '미국'서 본 한국 신문의 웃기는 소설] - 라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떠벌리고 1억원 짜리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고 찌끄리고, 몇십만불을 받았느니 몇백만불을 받았느니 하는 찌라시를 연일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수사 결과 사실로 "확정" 된 것은 한가지도 없다는 것이다. 그저 이런 일이 있었네 저런 일이 있었네 얼마를 받았네 호화 아파트를 장만했네, 뒤로는 호박씨를 깠네 등등 정말 자극적인 추측성 찌라시만을 양산해 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 노무현은 결벽증이 있다고까지 느껴지던 노무현은 인간적은 모욕과 상처를 받았고, 하지 말아야할 정말 하지 말아야할 "최종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가 왜 오버랩 되었을까? 이 책에는 신성가족이라는 이 천상천하유아독존이요 정말 관료적인 그네들을 감시해야 하는 역할 주체로 두 가지를 언급한다. 바로 언론과 시민단체이다.
하지만 언론은 너무 그네들에 "유착" 됨으로써 그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고, 시민단체는 "신성가족의 커다란 그리고 정말 단단한 벽"을 넘지 못하고 그저 한다리 두다리 건너 전달 받는 내용만을 가지고 이러네 저러네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럴수 밖에 없으리라 엘리트주의로 똘똘뭉칭 그네들 - 신성가족 - 은 아무나 만나주지 않을 뿐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관계 - 신성가족으로서의 관계 뿐 아니라 학연, 지연, 혈연의 관계도 포함된다 - 가 아니면 접근조차 힘들다. 이러한 사정에서 언론에서 선택한 관계는 바로 "학연" 이다.
소위 서울대 법대 혹은 서울대를 나온 그네들을 상대하기 위해 언론에서도 바로 그 학연으로 맺어질 수 있는 "선수"들만을 사법쪽 기자로 선정한다. 그리고 그네들은 그런 학연을 통해 너무 많이 동화된 나머지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또한 언론 "선수"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터뜨리는 것으로 그네들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게 된다.
술자리에서 검사들이 흘린 한두마디는 "선수" 혹은 "선수"가 속한 "구단"에서 완벽하게 스토리를 만들어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게 되고, 그게 그네들이 이야기하는 특종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당한 "선수"는 자신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에 또다른 "관계"를 통해 흘려 들은 한두마디를 가지고 또다른 자극적인 기사로 특종을 따거나 후속보도를 통해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배를 땅땅거리게 된다.
이러한 그들의 관계 속에서 인간 노무현의 아픔이 읽혀졌다면 너무 심한 비교일까?
하지만, 난 이책을 읽어가면서 - 시점이 우연히 맞았다 -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고를 접하게 되었고, 그때까지의 일련의 자극적 기사들 확인되지 않은 언론들의 무책임한 특종 싸움 등을 보면서 인간 노무현의 아픔이 오버랩 될 수 밖에 없었다.
[출처: http://www.ymca.pe.kr/33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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