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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양식

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 (Fat, Forty and Fired)

by 돌이아빠 2009. 11. 17.

Contents

    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 - 8점
    나이절 마쉬 지음, 안시열 옮김/반디출판사

    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 '잘린'이라는 표준어 보다는 "짤린" 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팍! 와닿는 느낌.

    이 책 - 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 - 의 제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내가 마흔이 되서 회사에서 잘린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이었다.
    이 책을 접한 아빠들이라면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정년퇴직이라는건 꿈에서나 나올법한 단어가 되었고, 사오정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에 이른 오늘날 한국 사회에선 더이상 마흔에 "짤린" 아빠가 남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더더군다나 IT쪽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일정기간 개발을 하다보면 어느순간 관리자가 되기를 공공연하게 바라게 되고, 그러면서 뒷방 아저씨 신세가 되지 않으면 성공이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하지만! 이 책 - 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 - 은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내용의 책이다.

    이런 냉혹한 현실에 대한 책이 아닌 가정의 소중함에 대한 그리고 가정 내에서 아빠라는 존재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도 시종일관 유쾌하고  직접적인 - 저자의(아니 역자의) 표현을 빌자면 그렇다 - 필체로 이야기해 나가고 있다.

    40세. 전도유망한 글로벌회사의 호주 지사 CEO로서 잘 나가던 40세 일벌레 아저씨 나이절 마쉬는 회사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호주 지사 자체가 없어지는 사태에 직면한다. 이때 나이절 마쉬는 회장을 찾아가게 되고, 그러면서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의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위치가 어떤지 그리고  1년 정도 쉬면서 이 자리를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 끝에 1년 휴식을 취하게 된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이 책의 저자이지 주인공인 나이절 마쉬는 잘리지 않았다. 분명 또 다른 기회의 끈이 있었으나 자신의 의지로 이 끈을 잡지 않았을 뿐이고, 종국에는 또 다른 자신의 일자리를 찾아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이자 화자이자 주인공이 나이절 마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단순명료하다.
    자신이 한 가정의 구성원 -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 임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좀더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은 산더미처럼 많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화자인 나이절 마쉬는 1년 정도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한 가정 내에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위치 찾기를 해 나가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또다른 자신을 찾아가는 그런 과정 또한 포함되어 있다.

    아내와의 둘만의 여행 아닌 여행. 아들과 아빠 둘만의 여행.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 주기. 급식 봉사하기 등등.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아이와의 유대감을 쌓아가며 아빠로서의 위치를 찾아가고 또한 아내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늘여가며 남편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여과없이 적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나이절 마쉬는 1년 후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또다시 일벌레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때의 일벌레로서의 삶과 1년이라는 적응(?) 기간 이전의 일벌레로서의 삶은 분명 차이가 있고, 그 삶이란 바쁜 와중에도 가족을 생각하는 여유,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 - 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 - 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나이절 마쉬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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