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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일기

36개월 다쳤지만 여전히 개구쟁이

by 돌이아빠 2009.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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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4월 14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116일째 되는날

    일요일에 다치고 월요일에 곪은 살 절개해 내고 6, 7 바늘 정도를 꿰맨 용돌이.
    물론 피도 많이 나고 정말 많이 아파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4일 아내는 그 전날의 무서움과 걱정으로 이날도 많이 걱정스러워 하고 있었다.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

    아내: 여보 용돌이 상처난 곳을 봤는데 하얀 곳이 있어.
    나: 하얀 곳이 있다고? 어제 절재 했잖아? 곪았다면서.
    아내: 응, 근데 지금 또 보이네, 어떻게 하지. 무서워.
    나: 괜찮을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구.
    아내: 덧난거라고 또 째려고 하면 어쩌지? 무서워...
    나: 흠....
    아내: 집에 와서 병원 같이 가면 안될까?
    나: 그래 알겠어. 병원 같이 가자.

    이렇게 해서 회사는 오후 반차를 내고 집으로 향했다. 물론 병원에 함께 가기 위해서.

    '남편이 있음으로서 아내는 좀더 안심할 수 있었을테고, 만일의 사태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으리라. 아빠가 있음으로서 용돌이도 좀더 힘을 내고 안심할 수 있으리라.' 라는 생각으로.

    집에 도착하여 병원 예약 시간에 맞춰 병원으로 간다. 병원으로 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아내의 얼굴은 어둡고 걱정스러운 눈빛이 역력하다.
    (혹여라도 잘못된거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는지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다. 눈물이 많은 아내....)
    병원 도착. 예약 시간에 딱 맞춰 간 덕에 바로 진료실로 들어갔다.

    결론은? 이상 없다는 것이다. 다행이다...안도의 한숨. 그리고 간단히 소독 및 처치를 받고 진료실을 나선다.
    아내의 목소리가 전에 없이 떨리고 커졌다. 아마도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 긴장이 풀리기도 했고, 덧나지 않았다는데서 안심도 됐기 때문이리라.
    이제부터 1시간에 한번씩 가글하고 소독약 바르고, 하루 세번 식사 후 항생제로 추정되는 약을 먹으면 된단다.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을 밖에서 구입해야 해서 아내는 혼자 처방전을 들고 기쁜 마음으로 약국으로 뛰어간다.
    난 용돌이와 함께 햇볕도 받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천천히 차를 주차해 놓은 곳으로 용돌이를 안고 걸어갔다.

    용돌이를 차에 태웠다.

    용돌이: 아빠 자리에 앉을래요!
    아빠: 용돌이 빵빵이 운전하고 싶어요?
    용돌이: 네!
    아빠: 그래요. 그럼 엄마 오실때까지만 있어요~
    용돌이: (얼른 운전석으로 뛰어가며 이것저것 만진다) 아빠, 근데 왜 '이거(와이퍼를 이야기한다)' 안움직여요?
    아빠: 응, 그건 아빠가 자동차 시동을 걸지 않아서 그래요.
    용돌이: 왜 안움직여요?
    아빠: 아. 그건 아빠가 자동차 열쇠로 부릉~ 해야 움직이는데 아직 부릉~ 안해놨어요.
    용돌이: 왜요?
    아빠: 아직 엄마가 안오셔서 엄마 오실때까지는 부릉~ 안할거에요.

    용돌이

    운전하는 용돌이!~

    용돌이

    나도 이정도면 레이서라니깐!


    얼마 후 아내가 왔다. 아빠의 "엄마 오셨네" 라는 소리에 깜짝 놀란듯 부리나게 뒷자리로 뛰어간다. 짜식...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와서 받아온 약을 냉장고에 넣은 후 전날 잃어버린 용돌이의 신발을 하나 마련해 주려고 쇼핑길에 나서 용돌이 신발도 사고, 아내가 기분이 좋았는지 나도 겉옷 하나 얻어 입었다^^(여보 땡큐~)

    집에 도착하여 드디어 "침대"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결론은 간단히 났다. "치우자"
    난 주말에 하려고 했으나 아내는 바로 치우기를 워하여 바로 해체 작업으로 돌입. 아내와 함께 둘이서 침대를 해체하여 매트리스는 방에 그대로 두고 침대 프레임만 창고로 보내버렸다.
    침대 프레임

    해체되어 창고로 쳐박힌 침대 프레임!

    조금은 낯설어 보이는 방이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결과는? 대만족! 용돌이는 엄마 아빠가 침대를 해체하는 사이 매트리스 위에서 방방 뛰고 연신 웃으며 즐거워 한다. 짜식^^ 고맙다 용돌아.

    그리고는 엄마와 함께 피아노도 치고 "뛰기" 놀이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용돌이

    엄마는 엄마 피아노 용돌이는 용돌이 피아노 폼나나요?

    아프지만 여전한 개구쟁이 용돌이. 이제 큰 사고 없이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 36개월 된 용돌이 1시간마다 가글 시키고 입안 상처에 소독약 발라주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용돌이는 당연히 안하려고 하고, 엄마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시키려고 하고.
    + 덕분에 이제 와루와루(가글) 패~ 를 제법 잘한다. 이제 치약을 다른걸로 바꿔줄까?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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