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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출근길 노선 이탈한 버스 두번의 유턴

by 돌이아빠 2009.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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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46번 버스 노선도

    8146번 버스 노선도 [출처: http://g-rapid.tistory.com/6]

    어제 일어난 황당한 사건입니다. 바로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급행버스가 길을 잘못 들어 두번이나 유턴을 했습니다.

    평소대로 아침에 용돌이랑 아침으로 엄마가 해준 핫케익을 먹고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빠이빠이 하고 나왔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직장이 있는 강남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도봉면허시험장으로 갔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원래 타려고 한 3100번 광역버스는 오지 않고 매시간 10분, 30분에 기점에서 출발하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 급행버스 8146번이 오더군요. 아침에 늘상 둘 중에 하나를 타왔던지라 잘됐다 싶어 올라 탔습니다.

    참고로 8146번의 운행 노선은 상계주공 7단지에서부터 해서 조금 돌아서 마들역 - 도봉면허시험장 - 상계주공 3단지 - 중계역 - 태릉역을 거쳐 동부간선을 타고 성수대교에서 간선도로를 빠져나와 신사역 방면으로 가면서 몇개 정류장이 있고 신사역부터 강남역까지 운행하는 급행 버스 입니다.

    + 8146번 급행 버스에 대한 글

    위키백과사전의 글: 서울시내버스 8146번
    발빠짐주의 블로그의 글: 서울시 급행버스 8146번(상계동~강남역) 타보니...

    버스에 올라타면 늘상 그렇듯이 컴퓨터를 켜고, 메일도 확인하고 블로깅도 하고 있었습니다.
    버스가 태릉 조금 못미치는 곳에 도착하자 버스 기사 늘상 하듯이 안내방송을 합니다.

    "이 버스는 태릉에서 동부간선도로로 진입하여 성수대교를 건너 어쩌고 저쩌고 강남역으로 운행하는 급행 버스 입니다. 공릉역이나 기타(146번 버스 노선)로 가실 손님은 여기서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안내 방송도 들었겠다. 열심히 딴짓을 하고 있다가 문득 창 밖을 내다 봤습니다. 그런데 어라? 이상한겁니다.
    동부간선도로에 있어야 할 버스가 먹골역을 지나고 있는 겁니다. 이상하다 싶어 버스 번호도 다시 확인하고 노선도도 확인해 봤는데 익히 알고 있던 그 8146 급행버스도 맞고 노선도 태릉에서 동부간선도로로 진입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잠시 무슨 일인가 주변을 살폈는데 같이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이상하다 갑작스레 버스 노선이 바꼈나?' 생각을 하고 있는데, 버스 기사의 안내 방송이 나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버스 기사) 146번을 주로 운행을 해서 습관이 되었는지 동부간선도로로 진입을 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헉! 그렇습니다. 이 버스 기사 동 1,2 로를 타고 군자를 지나 영동대교로 빠지는 146번을 주로 운전하는 습관이 몸에 배서 그런지 자기도 모르게 동부간선도로로 진입할 시점을 까맣게 잊어버린겁니다 ㅡ.ㅡ;;;

    정말 황당하더군요. 그래도 꾹! 참고 그냥 있었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동 1, 2로는 출퇴근 시간에 정말 많이 막히는 곳입니다.
    여차저차해서 쭈욱 가다가 장한평역 정도에서 1차 동부간선도로 진입을 시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동부간선도로로 진입하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아닐수도 있지만)

    장한평역 정도에서 우회전을 해서 쭈욱 가던 버스! 아니나 다를까 사거리에서 갑작스레 유턴을 합니다 ㅡ.ㅡ;;;
    그것도 불법으로... 유턴을....그때부터 승객들 조금씩 동요를 하는 눈치이긴 했지만, 별일 아니다는 듯이 말 없이 그냥 앉아 있습니다.

    그렇게 유턴을 해서 다시 동 1, 2로로 나와서 또 쭈욱 갑니다. 드디어 군자교 여기서 동부간선을 탈 수 있을텐데 이 버스 기사 무슨 생각인지 그냥 지나칩니다 ㅡ.ㅡ;

    참다 참다 못참아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돌이아빠: "아저씨! (보통은 기사님이라고 하는데 ㅡ.ㅡ 저도 열받아서) 지금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이 버스 급행 버스 맞습니까?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가는 그 급행 버스 맞는 건가요?"
    버스기사: "네 손님 맞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돌이아빠: "그럼 동부간선도로로 가야지 왜 여기로 가시는건가요?"
    버스기사: "정말 죄송합니다. 버스 시간은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돌이아빠: "그럼 어떻게 가실건가요?"
    버스기사: "영동대교에서 강변북로로 빠져서 성수대교 쪽으로 갈 예정입니다. 시간은 맞추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데, 그냥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이런일 살다 살다 처음 겪는거라 갑자기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더군요.
    버스가 노선도 아닌데 가야할 길이 아닌 엿장수처럼 기사 맘대로 가다니. 황당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ㅋㅋ

    암튼, 버스는 그렇게 영동대교까지 가서(여기까지 정확하게 146번 노선과 동일합니다.) 영동대교 올라가기 전에 옆으로 빠져서 진입할 수 있는 강변북로를 탑니다. 강변북로에서 성수대교쪽으로 드디어 나왔습니다.

    그런데!!! 길건너편으로 보이는 익숙한 풍경. 네 그렇습니다. 이 급행버스 노선 반대길로 나온겁니다.(그럴수밖에 없지만)

    드디어! 대망의 제 2차 U턴을 실시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건너편에 이 버스가 동부간선도로에서 나와서 정차해야 하는 첫번째 정류장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2번째 U턴을 해서 다시 정규 노선으로 복귀하여 강남역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참, 세상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이런 황당한 경우는 정말 처음 겪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노선을 착각해서 노선도 아닌 길로 제멋대로 가질 않나, 운행중에 길을 잘못 들어 유턴을 하질않나(그것도 두번이나)

    아무튼 정말 황당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저나 같이 동승했던 승객분들 정말 점잖다고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여유가 넘친다고 해야 할지, 이해심이 좋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들 별소리 없이 기사가 가는대로~~~~ 몸을 맡기고 계시더군요.

    아무튼 지금 생각하면 참 황당하지만 피식~ 웃을 수 있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ㅋㅋㅋ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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