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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내, 아이와의 첫 영상통화 남는건 우울함..

by 돌이아빠 2009.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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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불현듯 그동안 전혀 사용해 본적이 없었던 영상통화를 해보자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요근래 계속 늦게 퇴근하다보니 용돌이 볼 시간은 아예 없거니와 아내 얼굴도 제대로 못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아래와 같은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제 똘이를 깨워야지 하고 방에 들어가서
    화장대 앞에 앉아서 물끄러미 똘이를 바라보았다
    어느샌가 깬 똘이, 하지만 잠이 아직 가시지 않은채로 물어본다

    똘이: 오늘 어린이집 안가는 날이예요?
    엄마: 아니, 가는 날이야. 아빠도 회사 가셨쟎아~
    이말에 똘이는 다다다닥 침대에서 뛰쳐내려와서 현관쪽으로 뛰어갔다
    처음엔 왜 그러나? 했는데...

    똘이: (울음이 찬 목소리로) 엄마 싫어, 아빠 따라 갈거야~

    새벽에, 하도 이불을 차고 찬데로 돌아다니며 자길래,
    아빠랑 묶어서 (?) 침대로 올려보냈는데
    똘이는 그게 아빠가 자기랑 계속 놀아주는 전초전 쯤으로 생각했던게 아닐까
    아빠가 있으면 어린이집 안가도 되는거라고 알고 있었기에
    오늘이 바로 그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잠 깨어보니 어느샌가 아빠는 사라져버렸고
    어린이집은 가야된다고 하고...

    영상통화 이럴때 써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번 해봤는데 마음만 더 아픕니다.
    주중이면 늘 용돌이가 자고 있을때 출근하고, 자고 있을때 퇴근하고, 어떨땐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가는 상황이라 얼굴 한번 보여주고 저도 좀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영상통화를 했더랬는데, 영상통화 화질이니 성능이니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처음에는 아빠 얼굴을 보고 기뻐하던 용돌이 녀석이 조금 시간이 지나자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겁니다.
    급기야 끊으려고 빠이빠이를 해줬더니 울먹울먹하면서 한번만 더 보겠다고, 그리곤 또 울먹울먹...

    휴...사는게 뭔지...내가 왜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일을 잘 풀리지도 않는 일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건지...

    토요일과 일요일 몸 바쳐서 가족과 함께 열심히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그렇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고...우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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