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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23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186일째 되는 날

용돌이가 아파서 월요일, 화요일 어린이집에 가질 않았다.
덕분에 엄마와 함께 보내게 되었는데 낮잠을 너무 늦은 시간에 잔 덕분에 월요일, 화요일 이틀 모두 밤 11시 경에 집에 도착했음에도 용돌이는 깨어있었다. 어젯밤 용돌이와 잠자리에 들기전 나눈 대화들이 내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록을 남겨본다.

용돌이

호기심 어린 눈길. 초롱초롱한 눈. 언제까지나~!


용돌: 아빠 근데 왜 용돌이 아픈데 아빠는 회사가요?
아빠: 용돌이 아플때 아빠가 회사 안갔으면 좋겠어요?
용돌: 네.!
아빠: 용돌이가 아파도 회사 가는 이유는 아빠가 회사 가서 일을 해야 하니까 그런거에요.
아빠: 아빠가 회사 가서 일을 해야지 돈을 벌 수 있거든
아빠: 그래야 먹을 것도 사고, 입을 것도 사고, 장난감도 사고 필요한 걸 살 수 있으니까요
용돌: (아마도 할머니에게 받은 돈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아빠 근데 용돌이가 통장에서 찾아서 아빠 준 돈 어디갔어요?
아빠: 아빠가 잘 가지고 있지요.
용돌: 아빠 내가 내일 은행에서 통장에서 돈 많이 찾아서 아빠 줄게요.
아빠: 우와~ 용돌아 고마워요~(하면서 안아줬더니 녀석 그 가느다란 팔로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사실 아이가 아픈데 왜 아빠는 회사가냐는 말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우리 가족 행복하게 잘 살자고 돈을 버는 것인데, 정작 아이가 아플때 아빠는 회사를 가야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용돌이가 다행히도 큰 병이 걸리거나 한건 아니기도 했고, 마침 아내가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용돌이 입을 통해 이런 말을 들으니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리고 용돌이가 아빠를 위해서 통장에서 돈 많이 찾아서 준다는 말에 뭉클했다. 어린 마음에 그렇게 하면 아빠가 회사에 안가고 용돌이랑 놀아줄 수 있는줄 알았던 모양이다. 아니면 그렇게 하면 아빠가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걸까?

또 한뼘 부쩍 커버린 용돌이의 말과 행동을 느끼며 마음 한편으로 뿌듯한 생각도 들었다.

이날 밤 난 용돌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물론 용돌이가 질문하고 어떤 상황을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면 내가 설명을 해주는 그런 식이었는데 사실 쉽지 않았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을 해준다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용돌이와의 대화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20030215-대학로-반전
20030215-대학로-반전 by KFEM photo 저작자 표시비영리

용돌: (뉴스를 잠깐 본듯 하다) 전쟁이 나서 군인 아저씨가 죽었다요.
아빠: 군인 아저씨가 죽었어요? 이런..그래서 전쟁은 나쁜거에요.
아빠: 그래서 용돌이 무서웠어요?
용돌: 아니요.
아빠: 안무서웠어요?
용돌: 아니요 조금 무서웠어요.
용돌: 아빠 근데 전쟁은 왜 일어나는거에요?
아빠: 사람들이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용돌: 아빠 전쟁 나면 나쁜 아저씨 죽어요?
아빠: 나쁜 아저씨도 죽고 착한 아저씨도 죽고 그래요. 그래서 전쟁은 없어져야 되요.
용돌: (아마도 이해를 못한 듯 다시 묻는다)근데 전쟁은 왜 일어나요?
아빠: 사람들이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고 싶고 그렇게 욕심이 많아서요.
용돌: 그럼 전쟁나면 욕심 많은 아저씨 죽어요?
아빠: 응 욕심 많은 아저씨도 죽고, 착한 아저씨도 죽고 그래요.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으니까 전쟁은 없어져야 되요.

이런 내용. 정말 어려운 내용이다. 용돌이는 나의 대답을 어떻게 이해를 했을까?

갈수록 느끼는 거지만 용돌이의 질문들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대답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도 많이 된다.

전쟁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죽음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육아..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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