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0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203일째 되는 날
39개월 엄마 줄 꽃 꺾고 있어요~
주말. 매주는 아니지만 보통 아빠와 둘이서 외출을 하곤 한다.
이날도 용돌이의 애마(세발 자전거)를 끌고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용돌이는 자전거를 타고 아빠는 주위를 살피며 보통은 뒤에서 잘 가는지 자동차가 오지는 않는지 살피며 따라갔다.
아파트 사잇길을 가던 중 아파트 주차장 옆에 있는 조그마한 화단에 눈길을 주는 용돌이.
자전거를 세워두고 화단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뭔가를 찾으려는 듯이 주위깊게 살피며 화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용돌이.
조심 조심 주위깊게 살피며 화단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강아지풀. 그렇다. 용돌이는 강아지풀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강아지풀이 눈에 띄면 그냥 가질 못하고 꼭 하나는 뽑아서 손에 쥐고 가야한다. 이날도 화단에서 용돌이의 눈에 들어온건 바로 강아지풀이었다.
손에 쥔 강아지 풀을 유심히 살피는 용돌이. 용돌이는 강아지풀 마니아!~!
애마에 강아지풀을 실어 놓고 다시 화단으로 급하게 뛰어가는 용돌이.
"용돌아, 이제 그만 공원에 산책하러 가자~" 라고 했더니 용돌이 진지하게 대답한다. "엄마 줄 꽃 꺾어야 돼요~"
조금만 지나면 엄마 생일이라는걸 알고 하는 이야기 일까? 물론 이 자그마한 화단에는 꽃이 없다.
그저 잡초들만 무성할 뿐...
하지만 용돌이는 개의치 않고 여기저기 살피고 다니더니 이내 자신이 원하는 "엄마 줄 꽃" 을 찾아내서 뿌리째 뽑아낸다.
엄마에게 줄 "꽃"을 찾아내서 뿌리째 뽑아낸 용돌이.
용돌이는 뽑아낸 "엄마 줄 꽃"의 뿌리에 붙어 있는 털을 그 조그마한 고사리 손으로 털어낸다. 조심스럽게. 다치지 않게 하려는듯. 잔뿌리 하나라도 부러지지 않게 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흙도 털어내고. | 여기저기 부러지지 않았는지를 세심하게 살핀다. |
그러고는 그걸 들고 다시 자신의 애마(세발 자전거)가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그러면서 자랑스럽게 자신이 찾아낸 자신이 깨끗하게 흙까지 털어낸 "엄마 줄 꽃"을 아빠에게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는다.
자랑스레 "엄마에게 줄 꽃"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는 녀석.
짜식. 엄마가 좋아하겠지? 라는 생각일까? 자신이 자랑스러운 것일까? 환하게 웃는 용돌이 녀석의 모습을 보니 괜시리 내 마음도 흐뭇해진다. 이게 사는 맛이리라. 이게 자식 키우는 맛이리라.
집에 돌아와 외출에서 돌아온 엄마에게 환하게 웃으며 자신이 직접 찾아서 뽑은 후 흙까지 털어내서 애마에 태워 가지고 온 "엄마 줄 꽃" 을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건넨다. "엄마 줄려고 가져왔다요~!" 라고 하면서.
아내도 뭔가 잔소리를 하려는 듯 잠시(아주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요~" 하며 두손으로 받아 개수대에서 깨끗하게 물로 씻어낸 후 거실 벽에 테이프로 붙여둔다. 남편이 건넸던 장미꽃들 옆에..소중하게.
이런 사랑스런 가족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나에게는 큰 힘이 아닐까 싶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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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5 09:40 신고
지금의 풀따위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저가 왠지 후회스럽내요 ㅎ;;
2009.08.06 07:05 신고
2009.08.05 10:45
아침부터..울컥..ㅜ.ㅜ
책임지세요~!!
부럽습니다. 사랑이 넘쳐흐르는 용돌이네~!!!^^
2009.08.06 07:05 신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08.05 11:28
2009.08.06 07:27 신고
2009.08.05 11:29
세상에서 가장 의미있는 꽃이 아니였을까 생각합니다
너무 사랑스러운 포스팅이네요^^
2009.08.06 07:28 신고
2009.08.05 14:04 신고
2009.08.06 07:29 신고
2009.08.05 14:29
저도 자주는 못합니다만 아이와 단둘이 외출을 하곤합니다.
2009.08.06 07:29 신고
후훗 역시 demun님도 멋진 아빠^^!
2009.08.05 14:46
내 남편!! 뭐하는겨!! '꽃'도 아니고 '꽃들'이래잔여!!
2009.08.06 07:30 신고
!!!!!!!!!!!!!!!!!!!!!!!!!!!!!!!!!!!!!!!
2009.08.05 14:55 신고
잘 보고 갑니다.
녀석!~ 귀여운 짓 ^^
2009.08.06 07:30 신고
2009.08.05 14:56 신고
올때마다 찔리는것들이 하나씩 늘어가는군요..쿨럭..
2009.08.06 07:55 신고
2009.08.05 15:13
2009.08.06 07:56 신고
2009.08.05 15:33 신고
세상 최고의 브랜드인 엄마에게 예쁜 꽃을 선물하는 너의 갸륵한 정성이 모여
엄마는 행복을 많이많이 느끼시게 된단다. 자연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감성도 풍부해진다네요 ㅎㅎㅎ
2009.08.06 07:58 신고
항상 좋은 말씀 잘 배우고 있습니다!
2009.08.05 20:39 신고
그래도 꽃을 선물한다는게 어디예요?
2009.08.06 07:58 신고
2009.08.05 21:59 신고
울 서빈군도 꽃을 좋아하는데 코스모스만 보면 꺽어 오지요...
엄마 하나...아빠 하나....서빈이 하나...^^
2009.08.06 07:59 신고
정말 말을 안듣는답니다 >.< 자기 주장은 어찌나 강한지. 하지 말라면 더하고 미운 4살 미쳐요 ㅡ.ㅡ;;;;
엄마 하나 아빠 하나 서빈이 하나 후훗 너무 귀여운데요~!
2009.08.05 22:19 신고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 법을 알고 있으니 앞으로 크게 될 듯 합니다.
2009.08.06 07:59 신고
크게 되면 좋겠는데 말이죠 ㅋㅋ
2009.08.06 12:51 신고
잔잔하지만 감동이~~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 드네요~~ ^^*
용돌군 마음 씀씀이에 아빠 엄마가 얼마나 행복할까요~~
2009.08.11 22:42 신고
이 녀석이 이럴때도 있더라구요 히히
2009.08.06 23:13
2009.08.11 22:43 신고
선우도 강아지풀을 좋아하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