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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 10점
백승권 글, 박재현 그림/맹앤앵(다산북스)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라는 책은 아내가 고르고 내가 구입해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다.

사실 제목이 눈에 띠긴 하다.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아빠는 사실 아이들의 눈에서 봤을 땐 정말 나쁜 녀석이긴 하다.
트림도 많이하고, 방귀 대장에다가 주중에는 "아빠"라는 이름만 존재하거나 핸드폰 통화나 영상통화에만 등장하는 유령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주말에는 느러져라 잠만 자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 이야기다)

이런 아빠가 어찌 좋은 아빠일까?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아빠는 정말 나쁜 녀석이다.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는 작가 백승권 님의 딸이 실제로 아빠에게 했던 말에 모티브를 삼아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을 읽어준 뒤부터였는지 아니면 그 전부터였는지 아들 녀석 또한 가끔씩 엄마나 아빠에게 "엄마는 나쁜 녀석이야" 라거나 "아빠는 나빠" 라는 말을 한다.

어느날 지금껏 내 목소리로 읽어주지 못하다가, 잠자리에서 이 책을 드디어 아이에게 읽어주게 되었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열심히 읽어주는데 조금씩 조금씩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내 목소리는 잠겨간다.

마침내, 책을 끝까지 읽어주지 못하고 황급히 아내에게 책을 넘겨주며 화장실이 급한 듯 침대를 빠져나왔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아내는 "자기 울어? 자기 울지? 자기 우는구나!?" 라며 한마디 한다.
나는 손사래 치며 "아니야 울긴 누가 울어!" 라며 하품해서 그런 것처럼 방을 나섰다.

"아빠는 나쁜 녀석이야" 에서 다래는 주중에는 잠들고 나면 퇴근하고, 일어나기전에 출근하며, 주말에는 같이 나가 놀고 싶은데 늘어져라 잠만 자는 아빠 어린이집에서 아빠 그리기 시간에 다래가 그린 그림을 설명하며 이런 아빠라서 나쁜 녀석이라고 이야기 한다.



어린이집에 아빠랑 손잡고 오고 싶어요.
풀꽃 시계도 만들고 깨끔발 뛰기 장난도 치면서 어린이집에 오고 싶어요
선생님과 친구들한테 자랑도 하고 싶어요.

근데요 눈을 뜨면 아빠는 벌써 회사에 출근하고 없어요.

이런 아빠가 며칠 전부터 회사에도 안 나가고, 밖에도 나가지 않는다. 다래가 잘못을 해도 야단도 치지 않고, 다래만 보면 괜히 끌어안고 얼굴을 부비면서 한숨만 쉬는 아빠가 되었다.

다래는 이런 아빠에게 "저랑 못 놀아줘도 좋으니까, 아빠가 옛날처럼 나쁜 녀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해야 다시 나쁜 녀석이 될 수 있는 거죠?" 라고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묻는다.

더 이상 읽을 수 없었다. 아이에게 눈물을 보이기도 싫어고, 아내에게도 눈물을 보이기 싫었다.

그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일 뿐인데. 오만가지 감정과 생각들이 머리속에서 가슴속에서 요동을 쳤다.
그림책인데 그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인데 이런 감정, 이런 상황을 만들다니....


나는 아빠다. 그것도 나쁜 아빠. 하지만, 다래가 책속에서 말미에 이야기한 나쁜 아빠이면서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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