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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11-0004 by kiyong2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부제: 아내의 글을 통해 본 돌이아빠의 실체

1시부터 있을 예비군 훈련을 가기 위해 하루 휴가를 받은 남편,
모처럼 둘이서 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그사이 난 군복을 준비해주려고 이리 저리 ^^; 찾고 있는데
분명히 정리를 해서 어딘가에 두었는데 어딘지가 생각나질 않았다

이때가 20분쯤 남은 시점이였다. (훈련이 있는 모 초등학교는 우리집에서 뛰어서 5분거리이다)
남편은 설거지를 마치고 내가 뭘 하는지 알아채었는지 묻는다.

남편: 내 군복 어딨어?
나: 응, 지금 찾고 있어. 다른거 하고 있음 찾아놓을게
남편: 군복만 입으면 된다고. 어딨어?

오전 내내 여유롭게 보내더니만 완전 재촉 그 자체다! --;

나: 응. 조금만 기다려봐. 분명히 여기에 둔거 같은데
이때부터 한 5분간 나는 장롱이며 옷걸이를 뒤졌고
남편은 나를 쫓아다니며 "거기 없어, 거기 없어"를 연발한다.
난 다만 확인을 하고 마지막으로.. 옷정리함을 열어볼 생각이였다.

나: 여기 옷 정리함 열어봐야 할거 같아
남편: 빨리 찾아내!

쌓여있는 함을 자기가 열어봐도 될 것을 꼭 나보고 하란다
암튼 다 열어보고 제일 밑에 박스에서 찾았다
어느새 옷 정리함의 반 이상이 똘이의 옷들 (사촌형에게서 물려받은)로 채워져있다.

지금 생각이 났는데
원래 서랍안에 넣어두었던것을
일전에 옷 정리하면서 서랍이 부족해서 남편 군복을 정리함에 넣어두었던거 같다.

이때가 10분쯤 남은 시점이였다.
군복을 찾기까지 10분 걸렸는데 완전 죄인취급 당했다
곧이어.

남편: 여보, 내 모자! 하고 허리띠!
어딨을까? 하고 잠시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이 소리친다!
남편: 내 모자! 장롱에 있을거야!

나도 안다고요!
사실 내 입장에선 좀 억울한게..
남편은 뭐가 끝나면 뒷처리를 깨끗하게 하는 편이 아니다.
컴퓨터에 관한 것이거나 몇몇가지 내가 부탁한 것에 관해선 정말 완벽 그 자체로 처리하긴 하지만 일상에선 절대 안그렇다. 이를테면, 빵을 먹고 봉지는 그 자리에 두고. 물을 마시면 컵은 그대로 두고. 남편은 내가 책상위에 커피잔을 놔둔다고 잔소리 하지만. 커피잔은 내가 주기적으로 스스로 치운다.
군복도. 남편은 훈련을 마치고 나면 벗어서 세탁기에 던질 뿐이다.
그러면 나는 그걸 빨아서 말려서 접어서 보관해서 내어주곤 했다.
그넘의 모자와 허리띠와 발목에 묶는 끈까지.. 이런것은 대략 아무데나 두는데 내가 챙겨서 비닐에 함께 담아서 보관해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큰소리를 치다니....

난 사실 뭘 잘 잃어버리지 않는 편이다.
물론 이따끔 정신없는 행동을 할때가 있긴 하지만 이건 소소한 실수들일 뿐
중요한 것들은 일정한 자리에 정리해두곤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지갑이나 우산을 놓고 오거나, 딴생각하다가 지하철을 반대쪽으로 타거나 혹은 더 가거나, 혹은 유에스비를 몇깨째 잃어버리거나. 유에스비 안잃어버리려고 핸드폰에 붙여 놓았다가 핸드폰까지 두고 오는 사례로 있긴했지만 이건 그야말로 어쩔수 없는 성향인것 같고
절대로 남편의 군복을 아무데나 두거나 정리해놓지 않고 방치하진 않는다.

예비군이 몇년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론 세탁하여 보관위치를 적어서 공지한 후 난 잊어버려야 겠다.

그리고 남편! 정말 이런 소소한 일은 자립하세요!!
못 박아달라고 하면, 못이랑 망치 가져오라고 시키고
테이프 붙여 달라고 주면, 가위 달라고 하고
지금 생각이 나진 않지만....

하지만 가끔씩은 고도의 전술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긴하다...

집을 출발한 후 30초!
다다다다...뛰어오는 소리!
문이 열리더니, 현관에 걸쳐둔 모자를 냉큼 챙겨가신다. 언제 또 잊어버리고 갔누.
당신도 늙었구려! 키키키..

생각해보면,
내가 자발적으로 챙겨주진 않는 편이니
아마도 그에 대한 반작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

예비군 이제 4년차다. 나이에 비해서 참 많이 늦었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별종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아직도 예비군 훈련을 받느냐며 전쟁나면 끌려가겠다고 흰소리도 듣곤 한다.

음. 그나저나. 내가 이랬나? 이게 나의 실체라니 >.< 반성좀 해야겠다. 하긴 생각해보니 그렇다. 그럴때마다 아내는 짜증이 좀 났겠다. 정말 반성해야지 흐...

덧) 나중에 기회가 되면 늦은 나이에 받는 예비군 훈련에 대해서 한번 기록해 봐야겠다. 나중에 보면서 웃을 수 있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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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동기
2009.06.02 12:54 신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립하세요 !!! ㅋㅋㅋㅋㅋㅋ
고도의 테크닉을 지니셨군요 ~! ㅋㅋ

돌이아빠
2009.06.03 12:38 신고
음..자립해야 하는데 말이죠 ㅡ.ㅡ
우리집에는 큰아들과 작은아들 둘을 키우고 있다죠 ㅡ.ㅡ;;;;
아지아빠
2009.06.02 14:46
전 올해로 민방위도 소집교육은 끝나고 내년부터는 아침에 잠깐 하는 그 교육으로 바뀝니당..
휴.. 별거 아니지만 무지 홀가분 하네요..^^

돌이아빠
2009.06.03 12:39 신고
아니! 아지아빠님!!! 사진으로 뵈었을때는 많이 젊어 보이시던데 벌써?????? 헛!
쥬피터
2009.06.02 14:48 신고
ㅎㅎㅎ 신혼초 모든 부부들이 항상 격는 일들이죠

돌이아빠
2009.06.03 12:39 신고
ㅎㅎㅎ 네 신혼 6년차입니다!!! ㅋㅋ
키덜트맘
2009.06.02 15:12 신고
남자들 다 그런건가요?
싱크대든, 장롱이든, 서랍이든. 속에서 물건 꺼내만 가고. 문은 열려있을 뿐이고.
울 남편씨가 지나간 행로를 알 수 있을 정도.ㅋㅋㅋ

돌이엄마는 마냥 착한 사람이고
돌이아빠는 좀 혼나야??야 할 사람이고.

근데 돌이엄마의 글을 이렇게 올리는건 허락을 받은게죠?ㅎㅎ

돌이아빠
2009.06.03 12:40 신고
그러게요 ㅡ.ㅡ;;
그래도 전 그정도는 아니라가 강변을!!!!!

그건 맞아요 전 마냥 혼나야 하는 사람이라죠 ㅡ.ㅡ;;

허락 안 받았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DanielKang
2009.06.02 16:23 신고
ㅎㅎㅎㅎ 설마..... 그냥 예비군 4년차이신가요?
그럼 저랑 같네요.. ㅋㅋ

돌이아빠
2009.06.03 12:40 신고
앗 DanielKang님도 나랑 동기~~~~ㅋㅋㅋ 그냥 4년차입니다. 아마 민방위는 못 받을지도 ㅡ.ㅡ;;;;
가마솥 누룽지
2009.06.02 17:20 신고
ㅋㅋ 내일 우리남편도 군대 갑니다.
울 남편은 민방위~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간다네요.. ^^
남자들은 두고두고 힘든거 같아요~~

돌이아빠
2009.06.03 12:41 신고
ㅎㅎㅎ 오늘 가셨겠네요. 대부분은 민방위가 맞는데 말이죠 ㅡ.ㅡ;;;; 귀찮아요 사실 ㅠ.ㅠ
kuri
2009.06.02 19:19 신고
신랑의 자립은 기대도 안하게 된지 제법 되었네요.ㅋㅋ
저희 신랑도 요즘 예비군훈련 하느라 바쁜데 아직 3년차던가 그럴껄요.
거의 30대 후반까지는 예비군을 해야할듯.

돌이아빠
2009.06.03 12:41 신고
헛 kuri님 남편분도 그러신가봐요? ㅋㅋ 근데 이제 3년차면 전 아마 40까지 할듯 해요 ㅡ.ㅡ;;;
용직아빠
2009.06.02 20:07 신고
앗! 추억의 예비군훈련장 풍경^^
저는 이제 민방위교육도 끝나서 문화센터 프로그램 알아봐야할것 같은데..
가화만사성이라는 문구를 가슴에 새기고 아내에게도 사랑받고 기쁨주는 남편되시길 ㅎㅎㅎ

돌이아빠
2009.06.03 12:41 신고
ㅎㅎㅎ 용직이 아버님은 이미 졸업(?)을 하셨죠 ㅋㅋ
네 가화만사성! 깊이 새기겠습니다!
BULA
2009.06.02 20:11
민방위지만 군복은 잘 모셔 두었답니다. ^^
심폐소생술 3시간 하다보면 예비군이 조금 그립기도 하지요 총도 쏘고 ㅋㅋ

돌이아빠
2009.06.03 12:42 신고
어? 예비군복 고이 모셔두셨나요? ㅎㅎㅎ 민방위는 심폐소생술 같은걸 가르쳐주나 보내요. 좋아보이는데요 ㅡ.ㅡ!
Krang
2009.06.02 21:58 신고
ㅎㅎ재밌게 잘봤습니다. 근데 4년차시라니..-ㅅ-;;
제가 고참인걸요..ㅋㅋㅋ
민방위가 코앞입니다. ( " ")

돌이아빠
2009.06.03 12:42 신고
헛 Krang님 고참이시네 이런! 충~~~성!!!!
도꾸리
2009.06.03 08:45 신고
전 민방위~~
ㅋㅋㅋ

그래도 아내에게서 자립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듯..에휴..

돌이아빠
2009.06.03 12:43 신고
흐흐 세상 많은 남편들이 자립을 못하고 있구만요 ㅡ.ㅡ;
저도 평생 자립 못하지 싶어요 ㅋㅋㅋ
탐진강
2009.06.03 09:01 신고
이제 예비군 민방위도 받지 않으니 그립고 서럽습니다.ㅠㅠ
암튼 예비군 때가 그래도 남자에게는 좋은 시절인 듯...

돌이아빠
2009.06.03 12:44 신고
탐진강님도 역시^^! 움...서러운가요? 전 귀찮은데 ㅡ.ㅡ;;
그래도 사실 동원 가면 책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긴 해요. 크.
함차
2009.06.03 10:47 신고
민방위마저 끝나셨나요..전 이제 민방위 2년차..
예비군 할때는 휴가라도 있었는데..지금은 그러질 못하네요..부러워요

돌이아빠
2009.06.03 12:44 신고
함차님도 고참님이시구만요 그것도 한참이나 ㅡ.ㅡ!
예비군하면 휴가는 있죠. 민방위는 반차라도 ㅡ.ㅡ;;;;
Sakai
2009.06.03 11:17 신고
ㅎㅎㅎ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예비군 4년차시라니...아~이번 여름에 있을 예비군만 뛰면 끝..이렇떄 가끔은 친구들 보다 군대 1~2년 빨리가는 것도 나쁘지 않더군요..그래도 예비군가면 잠깐이지만. 휴식이라도 할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PMP로 영화를 보면 시간을 보낸다는..

돌이아빠
2009.06.03 12:45 신고
헛 Sakai님도 고참이시네요 이런 고참님들이 많으시네요 흐...
전 예비군 훈련 들어가면(동원) 책과의 한때를 보내곤 합니다. ㅋㅋㅋ
부스카
2009.06.03 13:35 신고
요즘 예비군 훈련은 정말 빡세다면서요?
저는 예비군 훈련 받을 때 남들은 하루 노니까 좋겠다 하지만 가기 싫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건 그렇고 돌이아빠님도 성질 좀 급하시군요. 그래도 아내되시는 분이 잘 받아주시는군요.
돌아아빠님이 아내분께 감사해야 될 일이네요. ^^
행복한 하루 되세요~

돌이아빠
2009.06.03 16:26 신고
6시간짜리 향방작계였는데 북한산 등반 하고 왔습니다 >.< 칼빈소총 매구요 에고고 힘들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ㅡ.ㅡ;;;

네 제가 좀 급한가 봅니다. 전 아닌것 같은데 ㅡ.ㅡ;;;;
신난제이유2009
2009.06.03 13:41 신고
어머. 용돌 어머님 너무 착하시다...화도 안 내시고. ㅋㅋ
다음에는 직접 군복을 개어서 넣어보세요. 후훗. 용돌어머님이 감동 받으실듯.

돌이아빠
2009.06.03 16:26 신고
흐 착하니까 저같은 남자랑도 같이 살아주죠 ㅋㅋㅋ
밥먹자
2009.06.03 20:15
ㅎㅎㅎ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고도의 전술을 쓰시는군요~ ㅎㅎ

돌이아빠
2009.06.04 09:11 신고
크크크 고도의 전술일랑가요? ㅎㅎㅎ
장대군
2009.06.04 09:39 신고
완전 실망인데요...이거...군복은 남자가 챙겨야 할 덕목 중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저도 와이프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될 것 같아서..걱정이네요. ^^

돌이아빠
2009.06.04 13:51 신고
헤헷 제가 쫌 그래요 >.<
음....아마 안그러실거 같은데요? 후훗
백마탄 초인™
2009.06.04 22:35 신고
하하하,,,
언~능 민방위 동원으로 갈아 타시길,,,^ ^

돌이아빠
2009.06.05 09:03 신고
ㅎㅎㅎ 네~~~ 얼렁 갈아타고 싶습니다만 시간이 해결해주겠지요 ㅋㅋㅋ
병재부친
2013.03.06 09:23
그럴때가 좋은줄 아세요...
전 예비군 끝나니 민방위 면제...
전쟁나면 노무자로나 갈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