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아기

2007년 8월 사진입니다.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좀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합니다. 오늘도 다른 월요일처럼 새벽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고 나서는데, 용돌이 녀석이 일어나서 나오는겁니다. 보통때라면 자고 있을 시간인데, 오늘은 다른때와 달리 새벽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일찍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씻고 있는 아빠를 찾아 화장실 문을 빼꼼히 열어 보더군요. 씻다 말고 깜짝 놀라서 더 자라고 달래 줬지만, 방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더군요.

다씻고 나서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여전이 방에서 나와 있는 돌이를 발견하고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다시 작은방까지 따라와서 울상을 짓는겁니다. 다시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아빠는 이제 출근준비해야 하니까 용돌이는 좀더 자라고 이야기를 해줬지만 여전히 싫다고 하는 용돌이. 옷을 갈아입고 다시 한번 안아서 안은채로 머리도 빗고 면도도 하고나서 다시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물론 중간에 좀더 토닥여주기도 하구요.

방에 내려놓고 다시 나와서 요루르트를 하나 먹는데 또 옆에 와 있는겁니다. 요구르트 조금 남겨서 먹이고 다시 안았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이녀석이 어젯밤 일로 잠을 설친게 아닌가 싶어서 많이 미안해졌습니다.

어젯밤 일이란게 돌이 녀석이 일요일 아침부터 기침을 조금 심하게 하고, 열도 조금 있고, 기침을 하는데 토할것처럼 기침을 하는겁니다. 이런 일이 거의 없던터라 병원에 데려갔더니. 장염초기라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간단히 장만보고 집에와서 그전날 사준 몇몇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하고, 점심밥도 잘 먹어서 안심하기도 했고, 오랫만에 낮잠을 2시간 조금 넘게 자서 잘했다 싶었습니다. 낮잠을 자고 나니 조금 많이 열이 올라 해열제를 먹이고 저녁도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소화도 시키고 놀다가 씻으려고 하는데 이 녀석이 아빠랑은 씻지 않겠다고 해서 아내가 데리고 들어가 씻기고 나왔습니다.
그리곤 평소대로 로션을 발라줬는데(요근래 들어 로션 바르는걸 상당히 거부하는 용돌이입니다.) 이날도 로션 바르는것 싫다고 엄마가 발라준 로션을 물티슈로 닦아버리는겁니다. 당연히 엄마는 혼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하더니 저녁먹은걸 다 토해내는 겁니다. 아뿔싸,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 장염이었던 것을...그것도 엄마가 다 혼내고 나서 다독여주기 위해 안고 있었는데 엄마 가슴에 대고 다 토한것이지요. 갑작스런 일이라 저도 아내도 당황을 했지만, 화장실로 얼른 들어가 씻기고 나서 저한테 인계를 하고 아내가 씻고 있는데 갑작스레 이 녀석이 이불위에 오줌을 싸버리는 겁니다. 이때 왜 그랬는지 지금도 후회하고 있는데 저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 화라는게 사실 용돌이에게 화를 낼것도, 아내한테 화를 낼것도 아닌데 버럭 소리를 지르고 아무튼 정신이 갑자기 딴데로 가버렸나 봅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이렇게 화를 내고 버럭 소리를 지른것도 거의 없었던 일인데...어제는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도 후회막급입니다. 궂이 변명을 하자면 지친 상태라서? 피곤해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제가 생각해도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더군요. 그 이후부터 용돌이 녀석이 갑자기 말을 잘 듣는 겁니다. 그런데, 자기전에 책을 읽는데 엄마랑 같이 읽겠다는 겁니다. 휴우...제가 왜 그랬는지 아내한테 가장 미안하고, 용돌이한테도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런 사단이 지난밤에 있었는데, 이것때문에 용돌이가 많이 예민해졌나 싶어 후회 막급이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다 하고 다시 쫓아나온 용돌이르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토닥이면서 아빠는 이제 출근해야 한다고 설명도 하고 다시 안은채로 방으로 들어가 눕혀 두었지만 다시 쫓아나오는 겁니다. 울면서...그래서 다시 안아주고 다시 설명해주고 내려 놓았는데 또 울어서 다시 안아주고 다시 설명해 줬습니다. 그래도 안되서 어쩔 수 없이 엄마한테 가라고, 방으로 들어가라고 빠이빠이 하고 매몰차게 나와버렸습니다.

그렇게 두고 나오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왜 그랬을까 싶은게 아무래도 어젯밤 일이 너무나도 마음에 걸리고 후회스러웠습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자책도 하고,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걱정도 많이 되었구요. 그나마 아내가 있으니 마음이 조금은 놓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지난밤에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버럭 소리를 질렀는지 제 자신이 용서가 안됩니다.

출근해서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런 후에도 많이 울었다고 하네요. 휴우..아내도 참 힘든시기고, 아이도 예민한 시기인데 두 사람에게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저는 참 못된 남편 못된 아빠입니다...

여보 미안합니다.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정말 미안합니다.
용돌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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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탄 초인™
2008.11.17 23:21 신고
어이쿠,,,,;;;

제가 몇년전에 장염에 심하게 걸려떤 적이 있었죠,,,
입으로 뒤로 마치 수도꼭지를 이빠이 틀어 놓은것처럼 건데기 없는 물만 쫙~쫙~~나오는데,,,;;; ㅡ ,. ㅡ;;;

완죤히 탈수상태까지 갔었으니,,,

어린 용돌이는 얼마나 속이 안 좋았겠습니까. 물론, 초기라서 다행입니다만,,,

용도리 아빠님이 요즘 마이 예민해지신건가요?

암튼,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따뜻한 모습 얼릉 보여 주시길,,,^ ^

돌이아빠
2008.11.18 08:34 신고
다행히 가벼운 장염 같습니다. 어제는 토하지도 않고 열도 내리고 괜찮았다고 하네요(퇴근해서 들어가면 자고 있는지라 ㅡ.ㅡ)

초인님 말씀처럼 많이 예민해진거 같습니다. 분명 화낼만한 일이 절대 아닌데 말이지요. 어제 다시 아내에게 사과하고 저도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날씨가 이제 겨울인가 봅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육두식
2008.11.17 23:34 신고
앗 제블로그에 활기찬 월요일 보내라고 적어주셨더니
용돌이 아버님께서 안좋은 일이 있으셨네요ㅜㅅㅜ
돌이아빠님이 저번에 강철고양이님 블로그에 남기신 댓글처럼
자책은 이제 그만하시고! 힘내세요!
육아의 어려움은 전 아직 잘 모르겠으나
용돌이호의 선장이신 돌이아빠님께서 축 쳐저계시면 안되죠!
힘내세요 돌이아빠님!

아마 돌이네 가족의 힘든 일들은 곧 바람처럼 휙 지나갈거예요!!

돌이아빠
2008.11.18 08:35 신고
흐..파우더님 활기차게 화요일을 맞았습니다.
어젯밤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사과도 하고 마음도 다잡고 그러느라 좀 늦게 잤더니 늦잠을 잤네요 흐...

네! 파우더님 말씀대로 힘내야지요!~~~감사합니다~^^

2008.11.18 08:46
비밀댓글입니다

돌이아빠
2008.11.18 17:46 신고
네~ 즐거운 하루 보내셧나요?^^
Deborah
2008.11.18 09:33 신고
돌이아빠님.. ㅠㅠ
그 마음을 이해하지요. 저도 가끔가다 그럴때 있어요.
아이들에게 화를 내야할 순간이 아닌데..모르게 저의 욱한 성질이 먼저 나와서 화를 내게 되어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 적도 있었습니다.
아빠의 미안한 마음이 용돌이와 엄마에게도 전달이 되었을 겁니다.
너무 많이 미안해 하지 마세요. 우리가 아이를 키우다 보면 다 겪어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되네요.
^^
괜찮아요.. 앞으로 더 잘해주고 더 많은 사랑을 주시면 될 것 같아요.

돌이아빠
2008.11.18 11:37 신고
네. 데보라님 감사합니다. 이리 격려해 주시니 더 힘이 나는것 같습니다. 어젯밤 아내와 짧았지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앞으로 더 잘해야죠^^~
MindEater™
2008.11.18 10:09 신고
흠...저라도 저 상황에서 웃으면서 대할 자신이 없습니다 ㅠㅠ
그래도 이래 반성하시고 용돌군에게 미안해 하시는 돌이아빠님..너무 멋있스세요~~~ ^^*

돌이아빠
2008.11.18 11:37 신고
MindEater님. 흠흠. 머지 않으셨습니다 ㅋㅋ
사랑하는 마음 표현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JUYONG PAPA
2008.11.18 10:14
모든 아빠들이 한번쯤은 경험해볼만한 일이죠...하고서의 후회...
그렇지만 그러면서 더욱 더 교감을 쌓아가는게 아닐까 싶네요.
저 역시 주용이가 찡얼거리고 보체면 화내는건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모르게 순간 욱하게 되지요...
뒤돌아서서 후회하고 미안해하고...아빠들의 일상 아닐까요..^^ㆀ

요새 장염이랑 감기가 기본으로 달고 갑니다. 그리 걱정할만한 질환은 아니지만..
장염은 보름이면 다 좋아지는데..일반적으로 체기도 같이 오기때문에 음식은 가급적 억지로 먹이지 마세요.
먹고 싶어하면 먹이면 되는데..싫어하는 애 억지로 먹이다가 오히려 더 체할수 있습니다.
물이나 많이 먹이세요...

해열제는 가급적 먹이지 마시구요.. 요새 부모들은 해열제를 너무 남용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부모맘이란게 열나고 힘들어하면 일단은 해열제를 먹이고 보는데..그러다보면 나중에는 면역력이 약해져서 애기가 조금만 열이나도 힘들어하고 몸이 많이 쳐집니다.
하지만 열이나도 잘 놀고 잘먹으면 해열제를 먹이지 말고 저절로 열이 떨어질때까지 놔두면...나중에는 왠만한 열에도 끄덕없죠.
참고로 저는 주용이가 40도 가까이되어도 해열제는 안먹여요. 단 앞에서 얘기한 주용이가 잘 먹고 잘 놀경우에는요..하지만 애가 쳐지기 시작하고 힘이 없으면 그때는 할수없이 해열제를 먹이죠.

돌이아빠
2008.11.18 13:21 신고
네 맞는 말씀이신거 같아요. 근데 지난 일요일에는 제가 생각해도 도가 좀 지나친것 같아서요. 많이 후회 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요새 장염이랑 감기가 기본으로 달고 가나요 ㅡ.ㅡ? 이런. 돌이 녀석은 그나마 다행히도 장염 초기 인거 같아요. 그날 이후로 토하거나 설사를 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약을 먹여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해열제는 저희도 되도록이면 안먹이려고 합니다만 일요일 같은 경우 열이 많이 오르고 볼도 빨개지고 힘도 없이 축 늘어져서. 보통때는 39도 이상 오르지 않으면 잘 놉니다 평소처럼요 그럴때는 안먹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나쁜 부모는 아니었던 거군요 흐...
말씀처럼 되도록이면 자연치유를 원하는데 (장염은 참 오랫만이네요) 돌이 녀석이 감기에 걸리면 대부분 중이염이 같이 와서 그게 참 걱정입니다. 걱정과 좋은 말씀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필넷
2008.11.18 13:25 신고
아빠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후회할만한 일을 하기도 하죠.
저도 그렇구요.
그럴때면 저는 나중에 항상 아이에게 '아빠가 화내서미안해' 하고 말해주고 꼭 끌어안아줍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도 반성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하죠.
쉽지는 않지만..말이에요. ^^;

돌이아빠
2008.11.18 17:46 신고
네 저도 나중에 미안하다고 안아주고 토닥여주기도 했는데 영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참 쉽지 않아요.흐...

그래도 또 반성하고 더 노력해야하겠지요??
오늘 하루 마무리 잘하시길~
키덜트맘
2008.11.21 00:51 신고
자책은 이제 그만~~!
앞으로 더 잘해주면 되잖아요:-)
저도 가끔 제정신이 아닌냥 막 혼내놓고 매번 후회하면서도 또 그러고, 또 그런답니다
이눔의 몹쓸 성질머리-_-;;
용돌군은 일욜일은 기억하지 않을꺼에요
머릿속에 지우개 잠깐 들어가서 쓱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