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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우는 아이를 뒤로 하고...

by 돌이아빠 2008.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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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는아기

    2007년 8월 사진입니다.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좀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합니다. 오늘도 다른 월요일처럼 새벽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고 나서는데, 용돌이 녀석이 일어나서 나오는겁니다. 보통때라면 자고 있을 시간인데, 오늘은 다른때와 달리 새벽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일찍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씻고 있는 아빠를 찾아 화장실 문을 빼꼼히 열어 보더군요. 씻다 말고 깜짝 놀라서 더 자라고 달래 줬지만, 방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더군요.

    다씻고 나서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여전이 방에서 나와 있는 돌이를 발견하고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내려놓고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다시 작은방까지 따라와서 울상을 짓는겁니다. 다시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아빠는 이제 출근준비해야 하니까 용돌이는 좀더 자라고 이야기를 해줬지만 여전히 싫다고 하는 용돌이. 옷을 갈아입고 다시 한번 안아서 안은채로 머리도 빗고 면도도 하고나서 다시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물론 중간에 좀더 토닥여주기도 하구요.

    방에 내려놓고 다시 나와서 요루르트를 하나 먹는데 또 옆에 와 있는겁니다. 요구르트 조금 남겨서 먹이고 다시 안았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이녀석이 어젯밤 일로 잠을 설친게 아닌가 싶어서 많이 미안해졌습니다.

    어젯밤 일이란게 돌이 녀석이 일요일 아침부터 기침을 조금 심하게 하고, 열도 조금 있고, 기침을 하는데 토할것처럼 기침을 하는겁니다. 이런 일이 거의 없던터라 병원에 데려갔더니. 장염초기라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간단히 장만보고 집에와서 그전날 사준 몇몇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하고, 점심밥도 잘 먹어서 안심하기도 했고, 오랫만에 낮잠을 2시간 조금 넘게 자서 잘했다 싶었습니다. 낮잠을 자고 나니 조금 많이 열이 올라 해열제를 먹이고 저녁도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소화도 시키고 놀다가 씻으려고 하는데 이 녀석이 아빠랑은 씻지 않겠다고 해서 아내가 데리고 들어가 씻기고 나왔습니다.
    그리곤 평소대로 로션을 발라줬는데(요근래 들어 로션 바르는걸 상당히 거부하는 용돌이입니다.) 이날도 로션 바르는것 싫다고 엄마가 발라준 로션을 물티슈로 닦아버리는겁니다. 당연히 엄마는 혼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하더니 저녁먹은걸 다 토해내는 겁니다. 아뿔싸,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 장염이었던 것을...그것도 엄마가 다 혼내고 나서 다독여주기 위해 안고 있었는데 엄마 가슴에 대고 다 토한것이지요. 갑작스런 일이라 저도 아내도 당황을 했지만, 화장실로 얼른 들어가 씻기고 나서 저한테 인계를 하고 아내가 씻고 있는데 갑작스레 이 녀석이 이불위에 오줌을 싸버리는 겁니다. 이때 왜 그랬는지 지금도 후회하고 있는데 저도 모르게 버럭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 화라는게 사실 용돌이에게 화를 낼것도, 아내한테 화를 낼것도 아닌데 버럭 소리를 지르고 아무튼 정신이 갑자기 딴데로 가버렸나 봅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이렇게 화를 내고 버럭 소리를 지른것도 거의 없었던 일인데...어제는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도 후회막급입니다. 궂이 변명을 하자면 지친 상태라서? 피곤해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제가 생각해도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더군요. 그 이후부터 용돌이 녀석이 갑자기 말을 잘 듣는 겁니다. 그런데, 자기전에 책을 읽는데 엄마랑 같이 읽겠다는 겁니다. 휴우...제가 왜 그랬는지 아내한테 가장 미안하고, 용돌이한테도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런 사단이 지난밤에 있었는데, 이것때문에 용돌이가 많이 예민해졌나 싶어 후회 막급이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다 하고 다시 쫓아나온 용돌이르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토닥이면서 아빠는 이제 출근해야 한다고 설명도 하고 다시 안은채로 방으로 들어가 눕혀 두었지만 다시 쫓아나오는 겁니다. 울면서...그래서 다시 안아주고 다시 설명해주고 내려 놓았는데 또 울어서 다시 안아주고 다시 설명해 줬습니다. 그래도 안되서 어쩔 수 없이 엄마한테 가라고, 방으로 들어가라고 빠이빠이 하고 매몰차게 나와버렸습니다.

    그렇게 두고 나오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왜 그랬을까 싶은게 아무래도 어젯밤 일이 너무나도 마음에 걸리고 후회스러웠습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자책도 하고,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걱정도 많이 되었구요. 그나마 아내가 있으니 마음이 조금은 놓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지난밤에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버럭 소리를 질렀는지 제 자신이 용서가 안됩니다.

    출근해서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런 후에도 많이 울었다고 하네요. 휴우..아내도 참 힘든시기고, 아이도 예민한 시기인데 두 사람에게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저는 참 못된 남편 못된 아빠입니다...

    여보 미안합니다.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정말 미안합니다.
    용돌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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