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8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354일째 되는 날
한밤중에 엄마에게 화가나서 자다 말고 방을 뛰쳐나간 4살짜리 아들이 바로 용돌입니다 >.<
화가 났을 때의 용돌이 표정.
매주 화요일은 아내가 저녁 때 일을 하는 날이라 제가 조금 이른 시간에 퇴근을 해서 처가에 있는 용돌이를 데리고 오는 날입니다.
이 날도 어린이집에 있다가 외할아버지와 함께 처가에 있던 용돌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씻기고(저녁은 처가에서 먹고 왔답니다.) 여느때처럼 책을 5권 정도 읽어주고 매실(직접 담궜던 원액에 물을 타준답니다. 용돌이가 정말 좋아해요)을 마시고 다시 마지막 한권의 책을 읽어주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같이 침대에 누워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용돌이 녀석 불쑥 저에게 말합니다.
"아빠, 엄마가 용돌이 옆에 자기로 했는데!?"
할 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래 아빠는 내려가서 잘께" 하고는 바로 바닥으로 내려와서 잠을 청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용돌이 녀석도 거의 잠이 들만한 시간이었는데 그때 마침 다른 때와 달리 조금 일찍 일이 끝난 아내가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소리에 용돌이는 벌떡 일어나 엄마를 반기러 나갑니다. 엄마와 반갑게 조우를 한 용돌이는 쫑알 쫑알 거리며 엄마를 괴롭히고 아내는 씻은 후에 용돌이를 데리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서 아내는 오늘 하루 궁금했던 걸 용돌이에게 묻습니다.
엄마: "용돌아 오늘 어린이집에서 뭐했어?"
용돌: "놀았어. 비행기 만들었어요"
엄마: "근데 왜 집에 안 가져왔어?"
용돌: "응. 그건 원래 안가져오는거야."
엄마: "#@%@!@#%"
용돌: "놀았어. 비행기 만들었어요"
엄마: "근데 왜 집에 안 가져왔어?"
용돌: "응. 그건 원래 안가져오는거야."
엄마: "#@%@!@#%"
이렇게 대화는 마무리 되고 침대 창가에서 자는 용돌이가 추울까봐 아내가 쿠션겸 긴 베개를 창가에 놓아주는 과정에서 용돌이 팔이랑 다리를 좀 건드렸다고 해야 하나 암튼 용돌이가 기분이 좀 나빴나 봅니다. 이 녀석 대뜸 일어나 앉아서 엄마에게 한소리 합니다.
용돌: "엄마가 긁었잖아. 아프다구"
엄마: (그냥 재우려고 묵묵부답입니다)
용돌: "엄마가 여기 긁었잖아. 여기 긁었다구"
용돌: "엄마가 여기 긁어서 아프다구!!!"
엄마: (그냥 재우려고 묵묵부답입니다)
용돌: "엄마가 여기 긁었잖아. 여기 긁었다구"
용돌: "엄마가 여기 긁어서 아프다구!!!"
이렇게 몇번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더니 벌떡 일어나 씩씩 거리며 방을 나가버리는겁니다 >.<
아니 4살짜리가 심하게 아프게 한것도 아니고, 자기 추울까봐 걱정해서 한 행동인데 그거에 화가 나서 잠을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가버리다니요 >.<
어쩔 수 없이 중재자로 나선 제가 거실로 나가봤습니다. 거실로 나갔더니 거실 베란다쪽 창문 앞에 앉아있더군요.
그래서 가서 말을 걸어 봤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려운 단어들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아빠: "용돌이 화났어요?"
용돌: "네"
아빠: "엄마가 일부러 그러신게 아니고 용돌이 추울까봐 그러신건데 용돌이가 그정도는 이해해야지"
용돌: "엄마가 여기랑(팔) 저기랑(다리) 긁었어요"
아빠: "그게 엄마가 일부러 그러신게 아니니까 용돌이가 이해하자"
용돌: "엄마가 여기랑 저기랑 긁어서 화났어요"
아빠: "그렇다고 자다가 방을 나와버리면 안되는거에요. 아빠가 업어줄테니 엄마한테 가서 '엄마 저 아프고 기분 나빴으니 사과하세요' 라고 이야기해보자"
용돌: (선선히 업혀서 방으로 들어갑니다.)
용돌: "네"
아빠: "엄마가 일부러 그러신게 아니고 용돌이 추울까봐 그러신건데 용돌이가 그정도는 이해해야지"
용돌: "엄마가 여기랑(팔) 저기랑(다리) 긁었어요"
아빠: "그게 엄마가 일부러 그러신게 아니니까 용돌이가 이해하자"
용돌: "엄마가 여기랑 저기랑 긁어서 화났어요"
아빠: "그렇다고 자다가 방을 나와버리면 안되는거에요. 아빠가 업어줄테니 엄마한테 가서 '엄마 저 아프고 기분 나빴으니 사과하세요' 라고 이야기해보자"
용돌: (선선히 업혀서 방으로 들어갑니다.)
이제부터 아내와 용돌이의 대화가 시작됩니다.
용돌: "엄마 엄마가 여기랑 저기랑 긁었잖아. 그래서 용돌이 화났어"
엄마: "용돌아 그건 엄마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야 너가 추울까봐 베개 놔줄려다가 그런거지. 근데 너가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할께"
용돌: "엄마가 내 코를 (귀여워서 코를 살짝 꼬집었나 봅니다)이렇게 해서 기분 나빴어요"
엄마: "아이구 엄마가 용돌이 코를 그렇게 해서 기분 나빴어요?"
용돌: "응. 엄마가 그래서 기분 나빴어"
엄마: "용돌이가 기분이 나빴구나. 엄마가 사과할께 미안해~"
엄마: "용돌아 그건 엄마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야 너가 추울까봐 베개 놔줄려다가 그런거지. 근데 너가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할께"
용돌: "엄마가 내 코를 (귀여워서 코를 살짝 꼬집었나 봅니다)이렇게 해서 기분 나빴어요"
엄마: "아이구 엄마가 용돌이 코를 그렇게 해서 기분 나빴어요?"
용돌: "응. 엄마가 그래서 기분 나빴어"
엄마: "용돌이가 기분이 나빴구나. 엄마가 사과할께 미안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아내는 용돌이를 꽉 안아줬습니다. 그러고는 잠자리에 누워서 꿈나라로 갔습니다.
아마도 엄마가 오후에 부재했음에 조금은 심통이 나있던 녀석이 자그마한 것에 서운했던 것인지 분풀이를 한 듯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어찌 4살 밖에 안된 녀석이 화가 났다고 방을 뛰쳐나간답니까 ㅠ.ㅠ
아....애 키우는게 이리도 어려워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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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14:32 신고
2009.12.10 23:14 신고
2009.12.10 15:30 신고
정말 아이 키우는게 힘든것 같아요~~~
2009.12.10 23:15 신고
2009.12.10 16:15
때묻지 않아서 그때 그때의 기분을 표현하는데 인색하지 않군요.
어른들은 잘 견디고 또 그만큼 잘 표현하지 않잖아요.
아이의 행동이 조금 놀랍고 신기하긴 하지만 그것마저 너무나 사랑스럽네요 ^ ^
2009.12.10 23:17 신고
저도 처음에는 놀랐지만 음...그렇다고 화를 내면 역효과가 생길듯 하여 흐..
2009.12.10 16:53 신고
대화가 되니깐 좋은점도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되는것도 사실입니다;;;;
2009.12.10 23:18 신고
대화가 되면 분명 좋은 점이 많습니다만 >.<
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ㅡ.ㅡ;;; 그대로 배우고 의미도 모르면서 따라하고 그래서 더 조심해야 되더군요 흐..
2009.12.10 17:09
잘 배웠습니다... 그나저나 화난 용돌이도 귀여운데요?^^
2009.12.10 23:19 신고
근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다른거라. 아 참 어려워요
2009.12.10 17:51 신고
근데 보는 우리는 귀여운 걸 어쩌죠?
2009.12.10 23:19 신고
2009.12.10 18:42 신고
예준이는 자기 맘에 안들면 다 던저 버린답니다..ㅋㅋ
2009.12.10 23:19 신고
2009.12.10 19:47 신고
2009.12.10 23:20 신고
2009.12.10 20:49 신고
눈빛이 아주 날카롭습니다. 엄마품에 안겨서 푹 자면
또 귀엽게 웃겠지요.ㅎㅎ
2009.12.10 23:20 신고
2009.12.10 23:33 신고
2009.12.10 23:39 신고
2009.12.10 23:45 신고
용돌이에 대한 아버님의 대처가 정말 가르침과 사랑이 묻어나는군요.
2009.12.14 20:34 신고
칭찬 감사합니다 흐......~
2009.12.11 02:02 신고
미안해..라고 바로 사과했더니..
괜찮아요..라면서 우는.. 보다 보면 참 불쌍한 생각이..=ㅅ=;..
애들은 귀여워요..♡
2009.12.14 20:34 신고
2009.12.11 02:24 신고
잘 자라고 있군요!
일전에 걸렸다던 신플은 무사히 잘 완쾌 되었지요?
2009.12.14 20:36 신고
신플 걸렸던건 아니구요^^! 확진검사까지 했는데 다행이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헤헤~!
2009.12.11 02:37 신고
하지만 육아라는게 저도 점차 점차 느끼고 있지만.
장난감, 먹는거 하나 하나 신경쓰는게 이래 저래 어렵네요..
2009.12.14 20:36 신고
2009.12.11 03:27
좋은겁니다!! 용돌이 똑똑하군요^^ㅎㅎㅎ
2009.12.14 20:37 신고
이거 참 칭찬해 주시니 또 팔랑귀 부모 ㅎㅎㅎㅎ
2009.12.11 08:09 신고
아이에게도 기분이라는게 있고 또 감정이라는 게 있으니 참 어려운거 같네요.
저의 앞날도 그려집니다...ㅜㅜ
그래도 용돌이 멋져요...자기 표현이 정확하니까요...
2009.12.14 20:38 신고
그렇다고 일일이 다 맞춰줄 순 없고 중간점 찾기가 되기 쉽상이죠. 참 어려워요.
2009.12.11 08:56
직접 아이들 키우다 보니 그 조그만 머리 속에도 어른하고 똑같은 생각을 다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 키우는게 더 조심스러워지고 하더라구요.^^
용돌군의 자기 의사에 대해서 확실히 표현하는 모습... 너무 보기 좋으네요...^^
2009.12.14 20:39 신고
자기 표현이 좋은 건 좋은데 이게 너무 강하니 >.<
2009.12.11 11:32 신고
옆자리까지 비워주셨는데 .. 화가 나버린 일이 생겼군요.
하지만 대화를 보니 참 현명하게 잘 대하고 있는 것 같아효 보기 좋아요. ^^
그런데 용돌이 이야기는 몇살까지 이어질까요 ^^?
2009.12.14 20:39 신고
근데 제가 너무 양보하고 오냐오냐 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내에게 가끔 혼납니다.
용돌이 이야기 몇살까지 이어질까요? ㅎㅎㅎ 저도 그것이 궁금합니다 ㅎㅎㅎ
2009.12.12 07:37 신고
2009.12.14 20:40 신고
2009.12.15 11:20 신고
2009.12.16 16:09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