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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일기

44개월 - 한밤중에 엄마에게 화나가서 방을 뛰쳐나가다

by 돌이아빠 2009.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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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2월 8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354일째 되는 날

    한밤중에 엄마에게 화가나서 자다 말고 방을 뛰쳐나간 4살짜리 아들이 바로 용돌입니다 >.<

    용돌이

    화가 났을 때의 용돌이 표정.

    한밤중 화내며 방을 뛰쳐나간 4살짜리 아들

    매주 화요일은 아내가 저녁 때 일을 하는 날이라 제가 조금 이른 시간에 퇴근을 해서 처가에 있는 용돌이를 데리고 오는 날입니다.
    이 날도 어린이집에 있다가 외할아버지와 함께 처가에 있던 용돌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씻기고(저녁은 처가에서 먹고 왔답니다.) 여느때처럼 책을 5권 정도 읽어주고 매실(직접 담궜던 원액에 물을 타준답니다. 용돌이가 정말 좋아해요)을 마시고 다시 마지막 한권의 책을 읽어주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같이 침대에 누워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용돌이 녀석 불쑥 저에게 말합니다.
    "아빠, 엄마가 용돌이 옆에 자기로 했는데!?"
    할 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래 아빠는 내려가서 잘께" 하고는 바로 바닥으로 내려와서 잠을 청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용돌이 녀석도 거의 잠이 들만한 시간이었는데 그때 마침 다른 때와 달리 조금 일찍 일이 끝난 아내가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소리에 용돌이는 벌떡 일어나 엄마를 반기러 나갑니다. 엄마와 반갑게 조우를 한 용돌이는 쫑알 쫑알 거리며 엄마를 괴롭히고 아내는 씻은 후에 용돌이를 데리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서 아내는 오늘 하루 궁금했던 걸 용돌이에게 묻습니다.

    엄마: "용돌아 오늘 어린이집에서 뭐했어?"
    용돌: "놀았어. 비행기 만들었어요"
    엄마: "근데 왜 집에 안 가져왔어?"
    용돌: "응. 그건 원래 안가져오는거야."
    엄마: "#@%@!@#%"

    이렇게 대화는 마무리 되고 침대 창가에서 자는 용돌이가 추울까봐 아내가 쿠션겸 긴 베개를 창가에 놓아주는 과정에서 용돌이 팔이랑 다리를 좀 건드렸다고 해야 하나 암튼 용돌이가 기분이 좀 나빴나 봅니다. 이 녀석 대뜸 일어나 앉아서 엄마에게 한소리 합니다.

    용돌: "엄마가 긁었잖아. 아프다구"
    엄마: (그냥 재우려고 묵묵부답입니다)
    용돌: "엄마가 여기 긁었잖아. 여기 긁었다구"
    용돌: "엄마가 여기 긁어서 아프다구!!!"

    이렇게 몇번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더니 벌떡 일어나 씩씩 거리며 방을 나가버리는겁니다 >.<
    아니 4살짜리가 심하게 아프게 한것도 아니고, 자기 추울까봐 걱정해서 한 행동인데 그거에 화가 나서 잠을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가버리다니요 >.<

    어쩔 수 없이 중재자로 나선 제가 거실로 나가봤습니다. 거실로 나갔더니 거실 베란다쪽 창문 앞에 앉아있더군요.
    그래서 가서 말을 걸어 봤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려운 단어들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아빠: "용돌이 화났어요?"
    용돌: "네"
    아빠: "엄마가 일부러 그러신게 아니고 용돌이 추울까봐 그러신건데 용돌이가 그정도는 이해해야지"
    용돌: "엄마가 여기랑(팔) 저기랑(다리) 긁었어요"
    아빠: "그게 엄마가 일부러 그러신게 아니니까 용돌이가 이해하자"
    용돌: "엄마가 여기랑 저기랑 긁어서 화났어요"
    아빠: "그렇다고 자다가 방을 나와버리면 안되는거에요. 아빠가 업어줄테니 엄마한테 가서 '엄마 저 아프고 기분 나빴으니 사과하세요' 라고 이야기해보자"
    용돌: (선선히 업혀서 방으로 들어갑니다.)

    이제부터 아내와 용돌이의 대화가 시작됩니다.

    용돌: "엄마 엄마가 여기랑 저기랑 긁었잖아. 그래서 용돌이 화났어"
    엄마: "용돌아 그건 엄마가 일부러 그런건 아니야 너가 추울까봐 베개 놔줄려다가 그런거지. 근데 너가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할께"
    용돌: "엄마가 내 코를 (귀여워서 코를 살짝 꼬집었나 봅니다)이렇게 해서 기분 나빴어요"
    엄마: "아이구 엄마가 용돌이 코를 그렇게 해서 기분 나빴어요?"
    용돌: "응. 엄마가 그래서 기분 나빴어"
    엄마: "용돌이가 기분이 나빴구나. 엄마가 사과할께 미안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아내는 용돌이를 꽉 안아줬습니다. 그러고는 잠자리에 누워서 꿈나라로 갔습니다.

    아마도 엄마가 오후에 부재했음에 조금은 심통이 나있던 녀석이 자그마한 것에 서운했던 것인지 분풀이를 한 듯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어찌 4살 밖에 안된 녀석이 화가 났다고 방을 뛰쳐나간답니까 ㅠ.ㅠ
    아....애 키우는게 이리도 어려워서야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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