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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일기

35개월 아빠 엄마 다 좋아

by 돌이아빠 2009. 3. 13.

Contents

    2009년 3월 6일) 용돌이 세상의 빛을 본지 1077일째 되는날

    용돌이는 3월 4일 수요일 밤부터 토하더니 그 다음날 병원에서 장염 진단을 받았다.
    그날 저녁 밥을 안 먹겠다고 하더니 밤에 재우기 전에 칭얼거려서 안아줬더니 몸에 열이 좀 나는 것 같아 체온계를 찾으러 거실로 향하는 순간 처음 토하기 시작했다. 열을 재보니 38.2도 아무래도 장염이 아닐까 싶었는데, 그날 새벽 또 토하고, 그렇게 잠을 잘 자지 못했다 그 다음날 병원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장염. 그 날 이후로 3일 정도는 여러번 토하더니 그 이후 설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화요일 정도부터는 어느 정도 괜찮아 진 듯 하였고, 일주일간 꼬박 힘들어 하고 장염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 사이 아내도 너무 힘들었는지 용돌이에게 장염이 옮은 것인지 일요일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나흘 정도 후에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용돌이

    이렇게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는데...



    용돌이가 아픈 사이 아내와 용돌이 사이에 있었던 일화.

    하루종일 바닥을 뒹굴거리던 똘이,
    자고, 찡찡대고, 또자고, 또 찡찡대고
    겨우 새 모이 만큼만 먹고..
    좋아하는 쵸콜렛도 한개 겨우 먹었다

    누워있는 똘이녀석의 몸을 이리 저리 주물러주었는데 여간 앙탈이 아니였다
    팔을  쓸어주면 옷이 밑으로 당겨내려가서 손을 가린다고 타박이고
    다리를 쓸어주면 바지가 발을 가린다고 타박이고
    아무튼 타박이 도를 넘치는 거 같아 좀 해주다가 말았다.

    그리고  기분이 여전히 안좋은 똘이에게 말이라도 걸어볼 심산으로
    엄마: 똘이는 세상에서 누가 젤 좋아?
    똘이: (대답없다)
    엄마: 똘이는 세상에서 아빠가 젤 좋지?
    똘이: 응
    엄마: 그럼 그 담에 누가 좋아? 엄마가 좋아?
    똘이: (대답없다)
    엄마: 엄마가 좋지이?
    똘이: 대답하기 싫어.
    엄마: 엄마가 미워?
    똘이: 응

    아무래도 나한테 서운한게 있나보다. 확실히 그랬다.
    아빠를 제일 좋게 해 주고나서 남은건 엄마밖에 없었는데도 절대로 긍정을 안하고 대답하기 싫다니...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좀전에 하도 타박하길래 주물러주길 그만뒀던게 이유가 아닐까 싶어
    엄마: 엄마한테 섭섭한거 있어?
    똘이: 응
    엄마: (혹시 그건가 싶어 떠보려는 심산으로) 그만 주물러줘서?
    그랬는데 이녀석 "응" 이란다...
    에휴.... 그러니깐 타박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좋았던거다
    엄마: 똘아, 맘에 없는 소리 하지 말아, 응?
    이 말을 하면서 열심히 마사지를 해주었다.
    차가운 발까지 온기가 퍼지길 바라면서....

    주방에서 마실 물을 끓이고 있는데 이녀석이 문득 말을 건넨다.
    똘이: 엄마, 이제는 나쁜말 안할거야. 아빠랑 엄마랑 다 사랑해요~
    엄마: 아직까지 그 생각 하고 있었어? 엄마는 다 알고 있었어 ^^


    그 후에도 잠들기 전에 그 말을 다시 한번 했다. 아빠랑 엄마랑 다 사랑해요..
    이녀석, 왜이렇게 마음이 여릴까.

    뱀발.
    오늘 하루종일 똘이가 깨어서 활동했던 시간은...
    한 7시간 정도 될까?

    일요일 하루 아내가 아프기 시작한날, 아픈 녀석 돌보고 집안일(많이도 아니다 ㅡ.ㅡ)하느라 아픈 아내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했다. 내가 좀 더 잘 돌봐줬어야 하는데(평소에도) 용돌이 챙긴다는 핑계로 아픈 사람 신경도 못써주다니...

    이제는 용돌이도 아내도 건강해졌으니 다행이지만, 내가 좀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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